문화

아무도 예상 못한 '우영우 열풍'…'우당탕탕' 매력에 빠졌다

입력 2022/07/17 17:19
수정 2022/07/18 10:28
신생 케이블 채널 ENA 드라마
천재 자폐증 변호사 주인공
평범한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건의 이면 찾아내 해결

장애를 우울하게 담지않고
통쾌한 사이다 전개로 인기

6회만에 시청률 9배 뛰고
넷플릭스 비영어TV부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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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넷플릭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자기소개는 이제 온 국민의 유행어가 됐다. 어눌하지만 빠르게 이어가는 말투와 구체적이고 정확한 고래 생태계에 관한 지식에 시청자들은 사랑에 빠졌다. 말할 때 상대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지만,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사건의 해결 방법을 찾아낼 때 통쾌함을 느꼈다. 장애인 변호사가 신드롬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처음 방송된 케이블 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두고 흥행을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인지도가 낮은 채널에 편성됐고 소위 '톱스타'로 불리는 배우가 없는 데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관심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

주인공 우영우(박은빈)는 자폐성 장애인 중 드물게 천재성을 보이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인물이다. IQ 164의 높은 지능으로 모든 법조문과 판례를 정확하게 외우는 기억력이 강점이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고득점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대형 법무법인 '한바다'에 입사한다. 하지만 로펌 대표에게 선택받아 '낙하산'처럼 등장한 그를 반기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드라마는 우영우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주변인의 시선을 바꿔나가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자폐인 변호사를 탐탁지 않게 보던 상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뢰인의 경제적 사정까지 고려해 재판에 나서겠다는 우영우를 동료 변호사로 받아들인다. 동료들은 우영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도움을 주지만, 법조인으로서 경쟁할 때만큼은 실력으로만 그를 대한다.

매회 다른 사건을 다루며 우영우의 성장을 그리는 점도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우영우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소위 '사이다' 전개 속에서도 장애인이 마주할 수 있는 시련을 녹여내며 현실성을 더한다.


3회에서는 살해 의혹을 받는 중증 자폐인을 등장시켜 자폐인마다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과 모든 자폐인이 우영우와 같이 천재성을 가질 것이라는 편견을 없앤다. 5회에서는 우영우가 자신의 의뢰인이 사업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려 거짓으로 소송을 진행한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진정한 법조인이 무엇인지 깨닫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인기의 척도인 시청률은 고공 행진을 뛰어넘어 폭발적이다.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 드라마의 첫 회 전국 시청률은 0.948%로 1%에 못 미쳤지만, 일주일 만인 3회에서 4.032%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14일 방영된 6회 시청률은 9.569%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수도권 시청률은 3주 차부터 10%를 훌쩍 넘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즌,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서비스되며 다시 보기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을 포함해 40개 국가(지역)에서 서비스되며 해외 한류 팬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넷플릭스 TV쇼 시청 집계에서 드라마는 지난 8일 처음으로 8위로 순위권에 진입했고, 15일에는 5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16일에는 6위로 비(非)영어권 작품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서 지난 4~10일 시청 시간 2395만시간을 기록해 비영어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드라마 흥행을 계기로 웹툰 제작을 결정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장애인인 주인공을 장애보다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강조할 수 있게 설정한 것이 흥행의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며 "장애인을 다루는 드라마들이 우울하거나 비관적이었던 것과 달리 주인공이 현실과 부딪히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재미있고 발랄하게 그린 점이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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