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사진 작가들의 바이블

입력 2022/07/28 15:43
“나에게 사진은 드로잉의 한 수단이었다. 직관에 의한 스케치 같은 것인데 드로잉과 달리 사진은 고칠 수가 없고, 고치려면 다시 찍어야만 한다. 삶은 흘러가는 것이라 사진을 찍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장면을 다시 찍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영원히.”(-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197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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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22년 10월2일

티켓 성인 1만8000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2000원

시간 10:00~19:00(입장마감 18:00)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작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이다.


어린 시절 그림을 배우던 그는 1930년대 초, 사진 작가 외젠 앗제와 만 레이의 사진을 접한 것을 계기로 사진의 길로 들어섰다. 카메라는 그에게 눈의 연장이고 그의 작업 방식은 직관과 본능에 의거, 진정성을 포착한다. ‘사진보다 삶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던 그는 인위성을 반대하며 연출이나 플래시, 사진을 크롭하는 행위 등을 배제하는 대신, 대상이 행태적으로 완벽히 정돈되면서도 본질을 드러내는 순간에만 셔터를 눌렀다. 따라서 미학적 완전성과 일상적 휴머니즘을 동시에 담아낸 그의 작품 세계는 ‘결정적 순간’으로 압축된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삶과 세상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뜻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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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띠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카르티에 브레송의 정수가 담긴 사진집 『결정적 순간』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다. 전시는 브레송의 사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1952년 출간된 이래 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산이 되어 버린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탄생시킨 하나의 세계를 만나게 한다.


이 책을 기획한 당대 최고의 컬렉터 테리아드, 이 제목을 쓰도록 권했던 영문판 출판사의 대표 딕 사이먼,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그의 책에 커버 아트와 타이틀을 손수 그린 앙리 마티스와 주고받은 편지와 일화 등이 작품 사이로 펼쳐진다.

이 책은 로버트 카파가 ‘모든 사진 작가들의 바이블’이라 일컬을 만큼 당대뿐 아니라 후대에 큰 파급력을 불러온 책이자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저서이다. 책은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인도, 프랑스, 스페인 등의 생생한 현장에서 발굴해 낸 경이로운 삶의 순간들을 비롯하여 간디의 장례식, 영국 조지 6세의 대관식, 나치 강제수용소의 모습과 같은 역사의 변곡점이 될 순간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전시는 『결정적 순간』에 수록된 오리지널 프린트, 프랑스어 및 영어 초판본,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작가가 주고받은 서신과 카르티에 브레송의 인터뷰와 강연 영상 그리고 그의 첫 번째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하는 컬렉션을 소개한다.

본래 ‘달아나는 이미지들’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프랑스어판과 동시에 발행된 영문판 제목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은 책의 서문에 인용된 “이 세상에 결정적 순간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레츠 추기경의 회고록 문구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책의 제목 ‘결정적 순간’은 그 자체로 사진이 발명된 이래 가장 회자되는 표현이자 상징이며, 동시에 모든 사진작가들에게 굴레이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짧고, 덧없고, 위협받는 삶의 찰나가 오롯이 담겨 있는 작품들은 시대의 변화와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는 사진예술의 정수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및 자료제공 Foundation Henri Cartier-Bresson, Magnum Photos, UNQP Ltd., KATE FA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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