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탑건: 매버릭’ ...CG 이긴 아날로그 속도감

입력 2022/07/28 15:43
‘탑건: 매버릭’은 마치 공중 비행 중인 전투기에 관객이 함께 앉아 있는 듯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정제된 CG의 첨단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관객에게 ‘이게 진짜’라고 크게 한방 먹이는 아날로그 큰 형님이랄까. 36년 전 ‘탑건’의 속편 ‘탑건: 매버릭’은 교관으로 컴백한 매버릭이 자신의 제자들과 생사를 넘나드는 미션에 투입되는 이야기를 다룬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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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파일럿이자 전설이었으나 현재는 전투기 테스트 파일럿으로 살고 있는 ‘매버릭’(톰 크루즈)에게 ‘탑건 스쿨’ 복귀 명령이 떨어진다. 탑건 출신 상위 1% 해군 파일럿을 모아 적국의 무기 시설을 파괴하는 작전 교관으로 발탁된 것. 그를 무시하던 신세대 조종사들은 귀신같은 매버릭의 조종 실력에 압도된다.


한편 매버릭의 윙맨이었던 구스의 아들 ‘브래들리 브래드쇼’(콜사인 ‘루스터’, 마일즈 텔러 분)는 매버릭과 얽힌 나쁜 과거로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임무에 루스터를 내보내고 싶지 않았던 매버릭은 마지막이 될지 모를 비행에 나선다.

영화엔 고(故) 토니 스콧 감독의 ‘탑건’(1986)을 오마주하기 위해 에비에이터 선글라스와 항공 점퍼, 이륙하는 전투기 옆에서 바이크를 모는 톰 크루즈의 모습 외에도 전편의 비치 발리볼처럼 해변에서 미식 축구를 즐기는 파일럿들까지 36년 전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신이 많이 삽입돼 있다. 특히 탑건 스쿨에 대한 화면 설명과 분주히 전투기를 정비하는 활주로 신으로 시작하는 영화의 오프닝은 86년작 ‘탑건’과 200%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36년 전 자신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탑건’의 이번 속편에 제작자와 주연 배우로도 나선 톰 크루즈는 ‘탑건’ 1편에선 F-14 톰캣의 조종석에 앉아 촬영했고,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등에서도 직접 헬기를 조정하는 등 매번 대역 없이 직접 액션에 임해 왔다. 배우들과 항공학교에서 극한의 트레이닝을 거치고, 전투기 조종석 내부에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한 덕분에 영화엔 실제로 항공 모함에서 이륙하는 전투기를 직접 조종하고 고공 비행을 하는 기내 톰 크루즈의 모습과 지구 중력 8배에 달하는 중력에 일그러지는 배우들의 얼굴 등이 오롯이 담겨 있다. 삼엄한 적국 시설로 유유히 걸어 들어가 전투기를 탈취해 빠져 나오는 신은 비현실적이지만 다이내믹한 전투기 액션이 그 느낌을 상쇄시킨다. 특히 2분30초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간에 적의 시설을 타격하고 빠져나올 수 있음을 파일럿들에게 보여줬던 매버릭의 시범 비행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긴장감을 선사했던 신.

영화 ‘위플래쉬’로 전 세계에 각인된 마일즈 텔러가 톰 크루즈와 애증을 형성하는 구스의 아들 루스터로,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로 얼굴을 알린 글렌 포웰이 ‘탑건’의 아이스맨(발 킬머)처럼 대척구도를 형성하는 ‘행맨’으로 등장한다.


바를 운영하는 ‘페니’(제니퍼 코넬리)는 살짝 언급만 됐던 1편과 달리 매버릭과 긴장감과 위트를 조성하며 밝고 당당하며 독립적인 캐릭터로 기억에 남을 만한 첫 등장을 알렸다. 2차 세계대전에 쓰였던 F14와 5세대 전투기의 대결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술의 싸움같기도 하고, 구 세대인 매버릭과 신세대 파일럿들의 대결같기도 하다. 깔끔한 현재의 편집 기술이나 첨단 그래픽으로 오히려 비현실적인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전편이 왜 성공했는지를 명확히 아는 스태프들이 ‘탑건’의 세계관을 그대로 확장시켜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선사한다. 톰 크루즈가 왜 전설인지, 영화관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영화다. 규모와 스케일뿐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적 깊이마저 엄청나다. 냉철하게 파일럿들을 훈련시키지만 젊은 시절의 매버릭처럼 유머와 매력을 잃지 않는 데다, 후배를 위하는 매버릭 교관의 성장 서사도 함께 담겨 있다. 그 유명한 ‘Take My Breath Away’의 뒤를 잇는다는 부담감을 떨쳐낸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노래 ‘Hold My Hand’ 외에도 한스 짐머와 사운드트랙 스코어 작업에 참여했다. 러닝타임 130분.

[글 최재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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