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에든버러 공항에 분실된 산더미 골프백 [라이프&골프]

입력 2022/08/06 06:01
수정 2022/08/06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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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골프] 지난달 외신에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 무더기로 쌓인 골프백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디오픈에 참가하려고 세계 각국에서 비행기로 스코틀랜드를 찾은 선수들이 잃어버린 골프백이 산더미를 이뤘다. 엄밀하게는 분실이 아니라 공항 측이 인력난 때문에 수화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었다.

경기장인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불과 50마일 떨어진 에든버러 공항에 쌓인 골프백 사진에 '공포의 한 장면'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골프백을 잃어버린 고객들 불만과 폭언이 쇄도하자 공항 측은 전화 상담 서비스를 중단했다.

앞서 열린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에 출전하려고 에든버러 공항에 입국한 이재경은 공항 직원 실수로 골프백, 옷, 신발을 분실했다.


딱한 사정을 접한 현대자동차 측 배려로 브랜드와 스펙이 같은 클럽을 구해 대회를 치렀다.

해외 골프투어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장면이다. 코로나19 시대에 항공 수요가 적어 직원을 해고한 탓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생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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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공항에 도착했는데도 골프백이 나오지 않으면 우선 수화물 창구를 찾아 골프백이 머문 지점을 확인한다. 대부분 분실물은 비행기에서 잃어버린 게 아니라 제때 도착하지 않은 경우다.

위치가 확인되면 머무를 숙소로 배송을 요청한다. 하루 이상 지나 도착하지 않으면 골프백 내용물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상을 요구한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도착하면 다행이다. 이 경우에도 골프장 클럽을 대여해 사용했다면 관련 영수증을 보관했다가 항공사에 제출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

골프백 분실이 확실하다면 시간이 걸려도 인내심을 갖고 항공사와 연락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골프백과 클럽이 파손돼도 마찬가지다.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공항에서 수화물을 부치기 전에 내용물을 문서로 작성하거나 사진을 찍어놓을 것을 권한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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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운송 과정에서 종종 클럽도 파손된다.


언젠가 제주도에서 1박2일 골프투어를 끝내고 귀가해 골프백을 확인한 순간 깜짝 놀랐다.

드라이버 헤드가 샤프트에서 떨어져 골프백 커버 안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비행기에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부러진 것 같아 항공사에 바로 연락했다.

클럽을 골프백에 넣어 항공커버를 씌웠더라도 하드 케이스에 내장하지 않으면 보상을 못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스포츠용품을 비롯한 특수수화물 운송 약관에 나와 있으며 이를 사전에 고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항공사 측이 고지한다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일이 체크하기는 쉽지 않으니 미리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골프백 분실은 주차장에서도 일어난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렁크에 실린 골프백 분실 사건이 간혹 일어난다. 밖에서도 내용물이 휜히 보인다. 고가 골프백은 절도 대상이 되기 쉬워 장기간 차에 보관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골프연습장에서 골프백을 꺼내지 못해도 곤란을 당한다. 휴일에 연습장을 개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깜빡하고 미리 골프백을 빼내지 못한 경우다.

필자도 당일 아침에 이를 깨닫고 집에서 쉬는 연습장 직원에게 전화로 통사정해서 골프백을 빼낸 적 있다. 티오프 시간이 이른 아침에도 연습장 문이 안 열려 이런 일을 겪을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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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백을 옮겨 싣지 않아 번거로운 사례도 있다.


골프를 끝내고 장소를 이동해 식사할 때다.

차 키를 라커룸에서 두고 와 골프백을 임시로 동반자 차에 싣는다. 이동된 장소에서 식사를 마무리하고 골프백을 본인 차에 옮겨 싣는 것을 깜빡하고 그대로 귀가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귀가 도중이나 집에 도착해 알아차리고 연락해 서로 일정을 맞춰 골프백을 인수인계한다. 다음 날 골프 약속이라도 있으면 골치 아프다. 요즘에는 식사 장소에 도착하는 순간 골프백부터 옮긴다.

보스턴 가방만 챙겨 골프장에 나온 동반자도 봤다. 골프 초보였던 옛 직장동료가 골프를 한다는 생각에 들떠 전날 거실 한구석에 골프백을 미리 잘 세워놓았다.

아침 일찍 차를 끌고 골프장에 도착할 무렵 골프백을 두고 그냥 나왔다며 돌아가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동반자들이 겨우 말려 골프장에서 클럽을 대여해 골프를 진행했다. 그는 전반 홀 내내 OB를 낸 것 같다.

골프장 입구에 골프백을 세워두고 그냥 나오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저하돼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건을 챙기기 힘들다.

골프백과 관련해 반드시 명심할 게 있다. 골프백에 절대 차키, 여권, 지갑을 넣지 말라는 것이다. 골프백을 분실하면 옴짝달싹 못하고 외국에선 귀국을 못한다. 골프백 분실은 전쟁터에서 총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정현권 골프 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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