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누구도 흔들수 없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만들 것"

입력 2022/08/12 17:11
수정 2022/08/12 23:03
정청래 국회 후반기 과기방송위원장 인터뷰

어느쪽이든 여당 편향 방송 유혹
공영방송 이사회, 운영委로 개편
위원 최소 25명으로 집단지성화

플랫폼들이 언론사 이익 가져가
방송까지 유튜브 조회수에 목 매
하반기 국회서 개선법 논의할 것
71477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김호영 기자]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은 여도 야도, 누구도 흔들 수 없는 지배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된 정청래 의원(57)은 올가을 정기국회에서 공영방송제도 개편을 논의해 연내 관련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거대 야당의 과방위원장으로서 중소기업을 비롯해 언론사들에 돌아가야 할 이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있는 포털과 유튜브 등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도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9일 매일경제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인터뷰하면서 과방위원장으로서 연내 추진할 주요 입법 과제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당이 되면 여당 편향 방송을 하고 싶은 유혹이 있고 야당은 격렬히 반대한다"며 "이번 기회에 원천 차단해서 방송 종사자들이 스스로 언론 자유, 방송 자유를 세우는 그것을 제도적으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이 추진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법,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방송교육공사법 개정안 등 네 가지로, KBS(11인)·MBC(9인) 등 기존 공영방송 이사회를 '운영위원회'로 바꾸고 운영위원 정수를 25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정치권이 임명한 이사들이 사장 추천을 주도하는 형태에서 국회, 공영방송 종사자, 학계, 직능단체 등 다양한 주체가 추천하게 돼 후보자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게 정 의원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여당 때는 관심도 없던 공영방송 개혁을 야당이 되더니 입장을 바꿨다. 시민단체들에 지배구조를 맡기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현재 9명의 의사결정 구조보다 25명이 중립적이고, 25명보다 50명이, 50명보단 100명이 집단지성으로 결정하는 것이 중립적"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정 위원장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게) 임기 사퇴 압박이 있으면 즉각 알려 달라고 했다"며 "내가 있으니 겁먹지 말고 임기 채우고 중간에 사퇴하는 나약함을 보이면 제가 혼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혐의로 이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수사받고 있고 김은경 전 장관은 징역까지 살지 않았느냐"며 "본인들 스스로 눈 찌르는 일인데 이런 압박 증거가 되는 게 있으면 다 수집하고 과방위 차원에서 고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과 민주당이 방송법과 방통위원장 거취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현재 과방위는 국회 개원 이후에도 여당이 계속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그는 연내 추진 과제로 플랫폼 산업의 갑질 차단을 꼽았다. 정 위원장은 "음악 플랫폼만 하더라도 플랫폼에서 거의 절반을 가져가고 기획사가 떼어가고 나면 가수는 고작 3~4%를 가져간다"며 "언론사·방송사들도 구글·유튜브·네이버 등 조회 수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지금은 돈 벌어가고 이익을 독점하는 건 플랫폼 회사뿐인데 이익 분배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현장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살지 못하면 기업이 어떻게 살아가겠냐"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이 현재 진행 중인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12일 기준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그는 두 차례 권리당원 지역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38.40%(2만5542표)로 1위를 차지하며 최고위원 입성 가능성이 큰 후보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상임위원장과 최고위원 겸직을 피해왔던 관행을 들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 위원장은 "야당에선 권성동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겸직하지 않냐. 법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당헌·당규에 있는 것도 아니다"며 "깨지라고 있는 게 관행이고 회의 시간이나 업무 일정에도 아무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에 당선된 이후에도 과방위원장 겸직 의지를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이지용 기자 /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