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내 대표 거장 발자취 따라…지식축제 속 名作 '산책'

입력 2022/08/15 17:00
수정 2022/08/16 08:04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산책>
9월 17~21일 서울신라호텔


김환기·유영국·오지호 등
작가 15명 작품 34점 선보여
한국적 정서 가득한 자연미
인상주의 담아낸 풍경…
'완판행진' 명작 마음껏 감상

세계지식포럼 9월8일 등록마감
◆ 세계지식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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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김환기의 1970년작 무제(캔버스에 유채, 121.5×86.5㎝,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②유영국의 1974년작 산(캔버스에 유채, 135×135㎝, 대구미술관 소장). ③오지호의 1980년작 복사꽃이 있는 풍경(캔버스에 유채, 48.5×60㎝,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④이인성의 1934년작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종이에 채색, 75×60㎝, 대구미술관 소장).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이며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2004년 10월 삼성미술관 리움 개관식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말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국가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주요 작가들의 대표작을 한국에 남겨야 한다는 소신으로 생전에 40여 년간 2만3000점에 달하는 소장품을 꾸준히 구입해왔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문화적인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며 국민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데 관심이 많았던 이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들은 그의 별세 후 이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을 국립중앙박물관 등 전국 국공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제23회 세계지식포럼 부대행사로 오는 9월 17~21일 서울신라호텔 3층 라일락·마로니에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산책>'에서는 이 회장이 기증한 소장품 중 전남도립미술관과 대구미술관이 보유 중인 주요 한국작가 15명의 작품 34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하는 작품 중에서는 우선 근현대 미술을 상징하는 거장 김환기의 대표작인 '무제'가 눈에 띈다. 한국적 정서에 맞춰 자연과 사물을 단순화한 다양한 추상 화풍을 실험한 그는 1933년부터 1936년까지 일본 니혼대학 미술학부와 연구과에서 수학했다. 해방 후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브라질 상파울루, 미국 뉴욕 등을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전남도립미술관 소장품인 '무제'는 화면을 가로지르는 십자 형태로 구성됐는데, 구체적인 형상을 해체하고 점·선·면의 순수 조형 요소로만 꾸며 극도로 구성을 간략화한 김환기 특유의 '전면점화(全面點畵)'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대구미술관 소장품 중에서는 유영국 작가의 '산' 연작과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근대미술사의 대표 작가인 유영국은 한국의 자연을 특유의 색채와 추상 형태로 표현했다. 1955년부터 서울에서 본격적인 미술활동에 나서 모던아트협회, 현대작가초대전, 신상회 등 전위적인 미술단체를 이끈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명망이 높다. 그의 대표작 '산' 연작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산을 화면에 기하학적 대각선 구조로 표현하고 있다. 이 중 1974년 작품은 짙은 파란 하늘 아래 높고 나지막한 산들이 넓게 솟아 있는 풍경을 담았다.

전남도립미술관이 소장한 작가 오지호의 작품 5점도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인다. 노년에 바라본 한국의 풍경을 활달하고 생기 넘치는 특유의 붓터치를 통해 표현한 작품들로, 미묘하게 변하는 색감을 한국적 풍토에 맞는 인상주의 미학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 한국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풍경', 특유의 중후한 붓놀림으로 봄날의 꽃향기를 생생히 전달하는 '복사꽃이 있는 풍경'이 대표적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천재화가' 이인성의 걸작도 서울을 찾는다. 연인이던 시절의 아내 김옥순을 그린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은 정물과 인물이 어우러진 단순한 구성과 형태, 사선 방향으로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옷 주름선 등이 인상적인 대표작이다.


여기에 황금빛 들판 위쪽에 우뚝 솟은 푸른 산, 그 사이의 집과 흰색 구름 등을 그려 서정적이고 향토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풍경' 등 총 5점의 이인성 작품을 선보인다.

이 밖에 이쾌대의 '항구', 천경자의 '만선'과 '화혼', 문학진의 '달, 산, 여인', 변종하의 '오리가 있는 풍경', 서동진의 '자화상' 등 영호남을 상징하는 국내 작가들의 걸작을 공개한다.

최근 각 지역 주요 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티켓 '완판' 행진을 이어갈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년 6월까지 개최한 특별전은 1년간 24만명이 넘게 관람했고,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는 이미 마지막 날 예약까지 모두 마감됐다.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감안해 이번 전시는 온라인으로 사전예약을 한 인원에게만 공개한다. 보다 많은 수도권 주민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 단, 원활한 관람을 위해 시간당 정해진 숫자의 예약만 받을 예정이다. 온라인 예약은 인터파크티켓에서 오는 22일 10시부터 가능하다.

세계지식포럼 유료 참가자는 예약 없이 전시 기간 중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기간인 9월 17~21일 중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5시 등 하루 4번 전문 해설사의 전시 해설을 진행한다. 스마트폰 앱 '큐피커'를 통한 오디오 도슨트도 제공한다.

세계지식포럼 유료 등록은 9월 8일 마감된다. 등록비용은 360만원으로 대학생·장애인·독립유공자 후손은 50% 할인된 180만원에 등록이 가능하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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