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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사임당 영정 수난사…이래도 탈 저래도 탈

손동우 입력 2009.03.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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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얼굴 대종회 반발 "표준영정과 달라"
표준영정은 김은호 작품…친일 시비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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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표준 영정과 5만원권 지폐 초상화(오른쪽). 오는 6월 발행할 5만원권에 쓰일 신사임당 영정이 수난을 겪고 있다.

신사임당 진외가(아버지 외가)인 강릉 최씨 대종회는 최근 "한은이 발표한 화폐 속 인물이 표준 영정과 딴판"이라며 "신사임당 얼굴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7년 11월 5만원권 초상인물로 선정됐지만 적절성 여부를 두고 끊임없이 시달렸던 신사임당이 '예상치 못한' 반발을 만난 것. 이를 계기로 오랫동안 이어진 영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보아 온 신사임당 표준 영정은 이당 김은호 화백(1892~1979) 작품이다. 현재 강릉 오죽헌에 보관돼 있는 이 그림은 1965년 세종대 설립자인 최옥자 씨 의뢰를 받아 그린 것이다. 표준 영정으로 지정한 것은 김 화백이 세상을 떠난 다음인 1986년이다.

이 영정은 김은호 화백 친일전력이 드러나면서 끝없이 구설에 올랐다.


한국 얼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인물의 표준영정을 친일작가가 그렸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 논란은 5만원권 초상인물로 신사임당이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각된다.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지속되자 한국은행은 아예 새로운 영정을 그리기로 결정한다. 복식과 머리 모양도 바꾸고 다른 지폐인물처럼 15도 정도 측면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작업을 맡은 사람이 이종상 화백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이종상 화백은 서울대 미대 재학시절 개인적으로 김은호를 찾아가 그림을 배운 제자였다.

이래저래 수난은 겪어온 표준영정은 예상치 못했던 최씨 대종회 반발에 부딪히며 또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대종회는 "지폐 그림에 나온 얼굴이 표준영정 얼굴과 너무도 다를 뿐만 아니라 돌아가실 당시 나이(48세)와도 맞지 않다"며 "기생 얼굴을 그려놓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화폐용 영정은 표준영정을 바탕으로 두발과 복식 등에 대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다시 만든 것"이라며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만큼 다시 제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새 영정을 그린 이종상 화백은 "화폐용 영정은 표준영정을 기본으로 해서 그렸다"며 "얼굴 모양은 측면으로 0.1도만 돌려도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데 최씨 대종회에서 이를 무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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