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통농정" 농민단체 강력반발

우제윤 기자, 백상경 기자
입력 2014/07/18 15:35
수정 2014/07/18 20:57
새정치 "여야정·농민 4자 협의체 제안"
새누리 입장보류…전농 강경투쟁 예고
◆ 쌀시장 내년 개방 / 농민단체·야당 움직임 ◆

정부의 쌀 시장 개방 방침에 대해 야당과 농민단체가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18일 정부의 쌀 시장 전면 개방과 관련해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농민들이 주장하는 '현 상태 유지(Standstill)'가 국익에 가장 유리한 방안이라는 입장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엇보다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쌀 시장 전면 개방이 결정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농민과 국민에게 제대로 된 설명 한번 없이 쌀 시장 개방을 추진한다는 정부의 독주가 문제"라며 "박근혜정부는 뭐든지 일방 통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은 쌀 관세화 논의를 위해 여야정과 농민단체의 4자 협의체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면서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라 내용을 공론화하고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4자 협의체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일단 입장을 보류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이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농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쌀 시장 개방을 더 미룰 경우 의무수입물량이 40만t에서 82만t으로 늘어나 재고와 재정 부담을 담당해야 하는 데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과 쌀 이외 다른 품목 협상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쌀 관세화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지만 가장 현실적이고도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농민단체는 삭발 투쟁까지 벌이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18일 오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가톨릭농민회 등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시장 개방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과 강다복 전여농 의장 등 단체 관계자 4명은 정부 발표에 대한 항의성 삭발까지 감행하며 투쟁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쌀 관세화 발표는 전농뿐만 아니라 국회, 타 농민단체의 요구를 모두 무시한 채 '불통 농정'을 선언한 것으로 한국 농정의 참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구체적인 관세율을 공개하지 않았고 고율관세 유지 대책 역시 언제든 바뀔 여지가 있어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농민단체들은 수입 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자유무역협정(FTA)ㆍ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을 이유로 관세율이 낮아지거나 관세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농 관계자는 "쌀 관세화는 전면 개방의 시발점"이라며 "처음에 높은 관세로 수입 쌀 진입을 막아낸다 하더라도 이어지는 관세 감축과 철폐 압력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농민단체는 17일 오후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쌀 관세화 브리핑이 시작된 18일 오전 9시 30분께는 쌀을 뿌리며 청사에 진입하려다가 경찰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농은 9월까지 농촌 지역을 돌며 쌀 관세화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전농 관계자는 "정부가 포기한 식량주권을 농민의 힘을 모아 지켜나가겠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우제윤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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