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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세계는 혁신생태계 경쟁…대기업 M&A규제 풀면 혁신성과 가속

김명수 , 장용승 , 이승훈 , 황순민 입력 2018.08.12 18:26   수정 2018.08.1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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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혁신성장으로 정책전환…'혁신경쟁' 늦게나마 동참 다행
신사업 가로막는 기득권 반발, 소비자 입장서 바라보고 해결…우버 사회적가치 크면 허용을
직장 다니면서 창업하는 '하이브리드 기업인' 유행…일반 창업보다 생존률 높아
◆ 전미경영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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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스위스호텔에서 열린 전미경영학회(AOM)의 `린 스타트업` 세션에서 400여 명의 경영학자들이 네이선 퍼 프랑스 인시아드 교수(맨 오른쪽)의 강연을 듣고 있다. [시카고 = 장용승 특파원] 전 세계가 혁신경쟁 중인 가운데 한국이 그나마 이 경쟁 대열에 뒤늦게 동참한 것이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0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전미경영학회(Academy of Mangement·AOM)에서다. 조지프 쳉 미국 일리노이대 경영학과 교수는 11일(현지시간) 국가별 혁신 전략 세션에서 "전 세계 각국은 혁신기업을 키우기 위해 혁신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며 전 세계 혁신 연구자들이 이 같은 전략을 서로 공유해 기업들 경영활동에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해 이 세션에 참가한 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혁신 생태계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뒤늦게나마 우리나라도 이 경쟁 대열에 뛰어든 게 다행"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정부는 정권 첫해부터 대표적인 경제 정책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유도했던 일자리 창출 효과마저 급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소득주도성장보다는 혁신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이 세션에서는 각국 혁신 전략이나 혁신 사례도 소개됐다. 피터 브라이언트 스페인 IE 경영대학 교수는 "스페인 기업을 연구한 결과 기업 크기보다는 기업 수명이 성장이나 고용에 영향을 줬다"며 "특히 창업 초기 기업들의 한 단계 도약이나 해외 진출을 도와주면 성장이나 고용 증대가 두드러졌다"고 소개했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기업'들이 혁신 능력이 뛰어나 이들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인수·합병(M&A)을 자유롭게 허용하면 혁신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디팍 소마야 미국 일리노이대(어바나 샴페인) 교수는 "신흥국 다국적 기업을 조사한 결과 수출입이나 합작, M&A가 많으면 혁신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국제적인 합작이나 M&A은 상품 혁신은 물론 기업 내 경영혁신도 키워준다"고 밝혔다. 혁신적인 외부 기업과 협력하면 외부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학습을 받아 기술 개발이나 상품 개발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에서도 이 같은 M&A가 이뤄지면 혁신 성과가 커질 수 있다며 M&A 규제를 줄여줘야 국가 전체 혁신도 제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혁신성장을 방해하는 기득권 반발은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티머시 폴타 미국 코네티컷대학 교수는 최근 미국 뉴욕시가 우버, 리프트 등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에 신규 면허를 1년 동안 동결하는 법령을 채택한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의미하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가치가 높다면 택시 기사 등 기득권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는 명분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폴타 교수는 또 기업가정신의 최근 트렌드로 사업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소위 '하이브리드 기업인'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이브리드 기업인'이란 직장에 다니면서 동시에 창업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창업하는 것보다 직장을 다니면서 '하이브리드 창업'을 거친 후 창업하면 생존확률이 높다는 게 연구 결과다.

폴타 교수는 "스웨덴은 창업가와 직장인이 완전히 구분되지 않고 '하이브리드 기업가'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 변화에 따른 다양한 기업 혁신 사례도 이번 전미경영학회에서 소개됐다. 폴 드르네비치 미국 앨라배마대 경영학과 교수는 "벤츠가 최근 '원할 때마다 바꿔 탄다'는 개념으로 시작한 '자동차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Car Service)'는 변화무쌍한 기술 발전 환경에서 기존 대기업들이 어떻게 혁신에 나서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구독 서비스'란 매달 일정액을 내면, 자신이 원하는 여러 차종을 빌려서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우버, 리프트 등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급부상에 따라 '차 소유'에서 '차 공유'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본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드르네비치 교수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를 맞아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가 어떻게 자동차 비즈니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에 대비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시카고 = 김명수 산업부장(팀장)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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