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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 꺼진 공장들…에너지소비 10년만에 감소

오찬종 기자
입력 2020.01.30 17:39   수정 2020.01.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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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硏, 2019년 통계

불황에 가동 멈춘 공장 늘며
최종에너지 수요량 0.9%↓
금융위기 때보다 감소폭 커

에너지 소비량 줄었다는 건
실물경기 나빠졌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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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탓에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자체 휴업'을 한 날이 많았던 게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3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최종 에너지 수요가 전년 대비 0.9% 감소한 2억3060만TOE로 잠정 집계됐다. 에너지 소비에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도시가스 전력 열 신재생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전년보다 0.55% 감소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장 낙차폭이 컸던 때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으로 전년보다 무려 8.55%나 줄었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최종 에너지 소비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현재 방식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단 두 차례뿐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2016년 2억2140만TOE에서 2018년 2억3270만TOE까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역성장했다.

에너지 소비가 중요한 실물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에너지 소비 추이는 그동안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재정을 집중 투입해 가까스로 2% 선을 방어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못한 0.9% 하락을 기록하며 실물 경기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증명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후퇴 원인에 대해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경기가 둔화되며 국내 경기에 영향을 미친 탓이 크다"면서 "석유화학과 철강업에서 대규모 설비 보수가 이뤄지며 발생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경기 둔화로 공장을 억지로 가동하는 것보다 차라리 기계를 멈추는 편이 손실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 수요는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실제 사례로 LG화학은 지난해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공장가동률을 낮췄다.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이 공급은 넘치는 반면 수요는 위축됐기 때문이다. 설비를 운영할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자 작년 4월까지 유지보수를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췄고 6월에는 기술 결함을 이유로 셧다운을 단행했다.

산업용뿐 아니라 수송 부문에서도 경기가 둔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 경기 부양 정책의 일환인 유류세 인하에 따라 도로용 소비는 올랐지만 경기에 직결된 수치인 해운에서의 소비는 오히려 감소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도로용 소비는 휘발유와 경유를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지만 해운용 소비는 연안 물동량(-11.2%)이 대폭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9% 줄었다.

올해도 여전히 상황은 좋지 못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측은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3억750만TOE라는 희망 섞인 예측치를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값이다. 김철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 전망치가 대폭 수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선 항공수송 부문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올해 0.1TOE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 TOE(Ton of Oil Equivalent) : 석유 1t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환산한 단위. 모든 에너지원을 석유 발열량으로 환산한 가상 단위로, 1TOE는 1000만㎉에 해당한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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