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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세율 인상에도 법인세 '대규모 펑크'…코로나 덮친 올해 더 걱정

양연호 기자
입력 2020.02.10 17:56   수정 2020.02.1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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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세수결손

수출·내수 모두 부진 직격탄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역풍
자영업 소득세도 1조 덜 걷혀

성장률 방어에 재정 펑펑 땐
통합재정 '흑자' 목표도 난망
◆ 구멍난 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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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4년 동안 이어졌던 세수 호황이 지난해 막을 내린 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과 내수 가릴 것 없이 모두 동반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수출 부진으로 주요 대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법인세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 소비심리가 가라앉아 내수 침체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아 종합소득세수 역시 결손을 피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세수 결손은 정부가 실제 거둬들인 세수가 예산안 편성 시 예측한 세수에 미달한 것을 말한다. 정부는 세수가 줄어든 이유로 재정분권 등 제도적 요인과 자산시장 안정·수입 감소 등 경기적 요인을 비롯해 다양한 원인을 꼽았다. 그러나 실제 세목별 징세(徵稅) 실적을 뜯어보면 지난해 주요 세목 가운데 정부가 세운 목표치 대비 실적이 가장 부진했던 것은 법인세였다.

지난해 법인세수는 72조1743억원으로 세입 예산(79조2501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전년 법인세수 대비 1조2000억원 증가했지만 작년에는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후 법인세수 목표치를 약 79조원으로 잡았다. 세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세입이 당초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기획재정부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상영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겹치며 예상했던 것보다 상반기 기업 경기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법인 실적 부진은 관세 수입 감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수출입 통관 실적이 반영되는 관세도 반도체 수출 부진·가격 하락 영향으로 예산안(9조557억원) 대비 1조1736억원 부족한 7조8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주도성장에도 되살아나지 않는 소비심리는 소득세수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체 소득세는 세입 예산안(80조3678억원) 대비 3조1942억원 초과한 83조5620억원을 기록했지만 자영업자 소득이 잡히는 종합소득세는 16조7780억원으로 예산안(17조7915억원) 대비 1조135억원 결손이 났다.


또 주식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증권거래세 역시 전년 대비 1조7679억원 덜 걷혔다.

소득세도 전년보다 8996억원 줄어든 83조5620억원이 걷혔다. 박 과장은 "2018년 증권거래 규모가 유달리 커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득세는 지난해 취업자가 30만명 증가했지만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이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12월 납부되는 종합부동산세 증가분이 결손액을 상쇄해줄 것이란 정부 기대 또한 크게 빗나갔다.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종부세는 전년과 비교해 늘었지만 당초 세입 예산 목표치였던 2조8494억원보다 1700억원가량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올해도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중국발(發) 수출위기가 겹치면서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힐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종합소득세 흉작이 올해 더 심각해진다는 얘기다.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법인세수는 6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 대비 이미 8조원이 줄었지만 민간에서는 정부 전망치를 '매우 낙관적'이라고 꼬집는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정부 지출 조기 집행을 감행하면 재정수지 악화까지 불가피하다.

기재부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기준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는 각각 7조9000억원, 45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 중이다. 통합재정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0조1000억원 적자를 낸 후, 관리재정수지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적자폭이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통합재정수지를 1조원 흑자, 관리재정수지는 42조3000억원 적자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내부적으로는 통합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경 한국재정정보원 부연구위원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 성장과 세수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려면 여러 정책적 수단을 고려해 재정건전성을 유지·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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