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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현금 안 받아요"…코로나가 바꾼 결제 풍속도

송민근 기자
입력 2020.04.05 15:19   수정 2020.04.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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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코로나19 확산이 주요국 지급수단 미친 영향' 보고서
각국 관광지서 현금 거부 늘어
인도·중국 등은 "현금 통해 코로나 전파 우려"
현금결제 줄자 국내외 전자상거래·페이 늘어
디지털 결제 확산에 노인 등 취약계층은 사용 어려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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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초,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 앞을 한 관광객이 마스크를 쓴 채로 지나가고 있다. [AP = 연합뉴스]"현금 안 받아요(Pas des especes·No cash)."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초부터 현금 결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나타나는 '결제 신풍속도'의 한 사례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화폐 사용이 급격히 위축됐다. 반면 '풍선효과'로 인해 쿠팡 등 전자상거래는 늘고, 비접촉 결제수단을 쓰지 않던 미국인들의 상당수가 사용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브르 박물관 외에도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곳은 또 있다. 영국의 유명 카페 체인인 코스타 커피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현금결제를 중지한 데 이어 신용카드만 받겠다고 알렸다.


인도의 아마존 인디아는 전 지점에서 현금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따른 '현금 공포'는 현금 사용량 감소로 나타났다. 영국의 ATM운영기관인 링크(LINK)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최근 현금 사용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현금 사용이 준 원인 중 하나는 시중은행 지점 및 ATM 폐쇄다. 미국의 JP모건체이스는 미국 내 5000개 지점 중 1000곳을 임시로 폐쇄했다. 캐나다 데자르뎅 은행 등은 캐나다 퀘벡과 온타리오주의 872개 지점 중 523곳을 닫았다.

현금을 매개로 코로나19가 감염할 것을 우려해 방역을 강화한 국가도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병원, 재래시장, 버스에서 회수된 현금을 파쇄했으며, 인도 정부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각 은행에서 들어오는 현금을 14일 이상 격리해 혹시 있을지 모를 바이러스를 사멸시킨 뒤 다시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현금 공포'가 확산함에 따라 이를 대체하는 비대면·비접촉결제는 늘고 있다.


코로나19 우려로 바깥 나들이나 쇼핑이 줄어들며 온라인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13곳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의 2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34.3% 폭증했다. 쿠팡이 2월 1조6300억원, 이베이코리아 1조4400억원, 11번가 8200억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기업 라쿠텐 조사에 따르면 3월 12일부터 15일 사이 미국 종합식료잡화점의 온라인 주문금액은 전년동기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채용을 늘리는 곳도 있다. 미국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은 10만명 추가 채용 계획을 밝혔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체 소비자의 30%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NFC카드나 스마트폰 같은 비접촉 지급수단 사용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70%는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이들 수단을 계속 이용할 것이라 밝혀, 코로나19가 새로운 결제수단 조기도입을 가속한 효과가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혁신이 가속하는 것은 소비자의 결제를 편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노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의 경제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세계 중앙은행의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은 "현금 사용이 어려워지면 모바일 등 디지털 지급수단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등 취약계층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도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지역봉쇄가 강화된 가운데, 디지털 양극화로 인한 결제 곤란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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