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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정위 '통행세' 제재에…SPC "물류비 받은것"

김효혜 , 백상경 기자
입력 2020.07.29 17:50   수정 2020.07.2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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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647억원 부과·총수 검찰 고발

"경영권 부당승계 시도"
원재료 만드는 계열사 8곳에
납품前 '삼립' 거치게끔 지시
210개 품목, 7년간 9% 마진

"정상적 경영활동 일환"
공급망 수직계열화 관리차원
회장도 의사결정 관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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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최대 제빵회사인 SPC그룹에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제재를 가했다. 총 647억원에 달하는 부당 지원 관련 최대 과징금 부과에 더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29일 공정위는 SPC그룹 계열사들이 중간 계열사인 SPC삼립을 8년간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 같은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5개 계열사에 과징금 총 647억원도 부과됐다. 파리크라상 252억원, 에스피엘 76억원, 비알코리아 11억원, 샤니 15억원, 삼립 291억원 등이다. 허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등 3명과 파리크라상·에스피엘·비알코리아 등 3개 계열사는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는 2011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그룹 내 부당 지원으로 삼립에 총 414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가 있다. 삼립은 허 회장(4.64%)과 그의 장남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16.31%), 차남 허희수 전 SPC 부사장(11.94%)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32.89%인 계열사다. 공정위는 삼립이 계열사를 통한 '통행세 거래'로 38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SPC는 2013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파리크라상, 에스피엘, 비알코리아 등 3개 제빵계열사가 밀다원(밀가루), 에그팜(액란) 등 8개 생산계열사 제품을 구입할 때 별다른 역할이 없는 삼립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삼립은 생산계열사에서 밀가루를 740원에 사서 제빵계열사에 이를 779원에 판매하는 등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SPC 측은 삼립이 수직계열화 선상의 중간관리 '역할'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SPC 내부자료 등을 확인했지만 삼립의 역할을 증빙할 만한 자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허 회장이 주관하는 주간경영회의 등에서 관련 대책을 논의한 사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SPC 측은 허 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통행세 거래로 삼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격히 증가한 반면, 제빵계열사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가 구입하는 제품 가격은 높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2010년 2693억원이던 삼립 매출액은 일감 몰아주기가 시작된 이후인 2017년 1조101억원으로 급등했다.

공정위는 삼립이 다른 계열사인 샤니의 판매망을 저가로 넘겨받고, 상표권도 무상으로 제공받은 부분 역시 부당 지원 행위로 판단했다. 샤니는 2011년 4월 상표권을 삼립에 8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판매망을 정상가인 40억원보다 낮은 28억원에 양도해 13억원을 부당 지원했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는 계열사 주식을 저가 양도하는 방식으로도 삼립에 부당 지원을 했다.


2012년 계열사인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가루 원료 계열사 밀다원 주식을 정상가격인 주당 404원보다 낮은 255원에 삼립에 양도하도록 해,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공정위는 SPC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의 주가를 높인 뒤 총수 2세가 보유한 삼립 주식을 파리크라상 주식으로 바꾸려는 목적으로 부당 지원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 격인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늘리면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다는 논리다.

SPC 측은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승계에 악용하려면 일가의 개인 지분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삼립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고 다수의 소액주주가 존재하는 상장사라고 반박했다.

밀다원 지분 주식 양수·양도나 샤니 판매망 양도 역시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적정가치를 평가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효혜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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