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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소득세율 인상에 세금 매년 1조씩 증가…타깃은 부자·부동산

이희수 기자
입력 2020.08.27 17:43   수정 2020.08.2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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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정처 향후5년 분석

과세표준 10억 이상 1만6천명
年평균 稅부담 9600억 늘어나

부동산 등 양도소득세 증가분
5년간 2.7조 늘어 절반 차지

조세부담률 첫 20% 돌파
세금 부담 6년연속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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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법 개정안에 담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안이 적용되면 향후 5년간 5조원에 가까운 세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늘어나는 세수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파트, 토지 등 자산 매각 차익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증가분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이 큰 보편적 증세는 시도하지 못하고 고소득자의 세 부담만 가중시켜 재정 부담을 손쉽게 메우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국회예산정책처의 '소득세 개편에 따른 세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안이 적용되는 고소득자는 향후 5년간 연평균 9645억원의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통해 과세표준 10억원 이상의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해 45%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최고세율은 과표 5억원 이상에 적용되는 42%였다.

정부는 2018년도 귀속 소득분을 기준으로 약 1만6000명이 과표 10억원 이상인 최고세율 적용 대상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전체 소득세 신고자의 0.07%에 해당한다. 소득세 하위 세목별로 살펴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8000명, 근로소득세 신고자 900명, 양도소득세 신고 건수 7000건을 합친 수치다.

예산정책처는 소득세율 인상에 따라 정부가 2021~2025년 향후 5년간 이들에게서 거둬들일 세수가 4조8226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연도별 세수 증가분은 △2021년 5512억원 △2022년 1조1367억원 △2023년 1조70억원 △2024년 1조437억원 △2025년 1조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세수 증가분을 하위 세목별로 나눠 보면 근로소득세 318억원, 종합소득세 3822억원, 양도소득세 5505억원이다. 5년 누적치로 따지면 근로소득세 증가분은 1591억원, 종합소득세는 1조9112억원, 양도소득세는 2조7523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소득세율 변화에 따른 전체 소득세 세수 변화 전망치를 발표한 바 있지만, 하위 세목별 세수를 공공기관이 추산한 것은 이번 예산정책처 분석이 처음이다. 예산정책처 분석을 통해 양도소득세 세수 증가분이 전체 증가분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도 새롭게 드러났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마저도 부동산 시장 '표적 과세'였던 셈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부동산 안정화란 명분으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오히려 그 정책으로 집값을 올려놓고 세금을 더 걷는 이상한 결과를 자꾸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실장은 "(세금을) 워낙 많이 쓰고 있으니까 자꾸 걷어야 하는데, 부자에게 걷으면 국민 반감이 덜할 것으로 생각하는 증세 정책은 꼼수"라며 "이는 실질적인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에 대한 민간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지만 오는 9월부터 열릴 정기국회에도 조정 기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펼치는 각종 재정 남발 정책의 재원을 마련할 핵심 정책이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범 후 재정 상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으며,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대부분 재정지표가 최악의 수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관리재정수지는 111조5000억원 적자로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총생산(GDP)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는 43.5%로 반년 새 본예산(39.8%) 대비 3.7%포인트 늘어난 상태다.

내년에도 확장 예산 기조를 천명한 정부가 재정지표 악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서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여당 의도대로 소득세 최고세율이 45%로 인상되면 한국은 명실상부 초고세율 국가로 분류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명목 최고세율이 높은 곳은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6개국이 전부다.


이런 가운데 국민부담률이 6년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사상 처음 27%대로 올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부담률이란 한 해 국민이 내는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값이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잠정)은 27.3%를 기록해 전년(26.7%)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또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20.0%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고였던 2018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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