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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드론은 '일당백 농사꾼'…나홀로 수만평 벼농사도 거뜬

정혁훈 기자
입력 2020.10.18 16:05   수정 2020.10.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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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박사' 박광호 한국농수산대 교수

드론농사 시작은 방제작업
파종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농대생이 조종기술 익힌 뒤
알바로 하루 200만원 벌기도

초고령화 급속화하는 농가선
AI 활용한 '셀프파밍'이 대안
◆ SPECIAL REPORT : 富農 꿈 키우는 '벼농사 혁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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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스마트농업 하면 스마트팜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같은 시설농업에만 해당됩니다. 벼농사 위주의 한국에서는 스마트팜보다 스마트 벼농사가 더 중요한 스마트농업입니다."

박광호 한국농수산대 식량작물학과 교수(62)는 스마트농업에 대한 인식이 시설농업의 스마트팜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논 면적은 83만㏊에 달하는 반면 시설농업은 5만㏊ 정도에 그친다"며 "우리나라에선 스마트팜보다 스마트 벼농사를 포함한 노지 스마트농업이 주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농고와 농대를 거쳐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벼농사 전문가다. 국제미작연구소는 세계 최고 쌀 연구소다. 우리나라 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통일벼도 허문회 서울대 교수가 바로 이 연구소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개발에 성공한 품종이다.


박 교수는 스마트 벼농사 핵심으로 드론을 꼽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드론을 산업에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분야가 바로 농업"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엔 항공 방제를 위해 드론을 도입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파종할 때도 드론을 쓰는 등 용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무인헬기를 활용한 항공 방제 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데 이어 2015년에는 한국항공대와 손잡고 최초의 드론 방제를 시작했다. 드론은 농수산대 학생에게도 인기다. 박 교수는 "드론 조종 자격증을 딴 뒤 방학 때 드론 방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한 사람이 하루 논 23만㎡(약 7만평)까지 방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최대 200만원까지 소득을 올리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농촌이 초고령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노인들이 짓는 농사법으로는 벼농사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보다 적은 인원과 비용으로 손쉽게 지을 수 있는 스마트 벼농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젊은 층을 농촌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며 "스마트 벼농사의 목표로 '셀프 파밍'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셀프 파밍은 농민 한 사람이 드론과 같은 첨단 장비를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서 도시 근로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박 교수는 "특히 지금보다 훨씬 여유롭게 일하면서도 소득은 과거보다 더 올리게 함으로써 농촌 행복지수를 극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스마트농업이 확산되면 농부가 '시스템 매니저(SM)'라는 이름으로 불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선진국에서는 드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는 농부를 파머(farmer)가 아닌 시스템 매니저로 부르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청 소재지에 살면서 자신의 논으로 출근하며 짓는 벼농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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