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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방역 성공한 한국 믿을만"…K채권 해외 가산금리 절반 '뚝'

김혜순 기자
입력 2020.10.18 18:06   수정 2020.10.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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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채권 해외발행 잇단 흥행

4월 신한銀 해외채권 발행때
가산금리 1.7%P 더주고 조달
지난달에 0.88%P로 낮아져

"수익률 좋고 위험 낮아 매력"
美 유럽 호주 투자자도 관심
올해 해외채권 발행 2배 껑충
◆ 코리아 뉴프리미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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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원화값이 지난 16일 1147.4원에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 12일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1140원대 종가를 기록했으며 이후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달러당 원화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K방역과 정책적 대응의 성공으로 한국 경제와 금융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조달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정홍택 상무는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과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한국 은행산업은 안정적"이라면서 "위기 상황에서도 자산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외화자금 조달도 원활하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해외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화 조달 금리도 급등했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이 포모사 본드(외국 기업이 대만에서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를 발행할 때만 해도 기준이 되는 3개월 리보(LIBOR·런던은행 간 금리)에 1.70%포인트 가산금리를 더한 금리를 지급하고 외화를 조달했다. 같은 시기 KDB산업은행은 5억달러 규모 달러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1.45%포인트 가산금리를 더 지급해야했다. 수출입은행의 가산금리도 1.05~1.20%포인트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각국 정부 부양책이 나오면서 시장 유동성이 개선됐다. 한국 금융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투자자들의 주문이 늘어났고 채권 발행금리는 떨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달 캥거루 본드 발행을 위해 투자자 로드쇼를 진행했을 때도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방역과 경제 대응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고 관련 질문도 쏟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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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지난달 캥거루 본드를 발행할 당시에는 가산금리가 0.88%포인트로 떨어졌다. 수출입은행의 가산금리도 0.35~0.65%포인트 내외로 지난 4월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해외 채권 시장 발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신규 자금 조달을 검토하는 금융기관들도 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입은행과 동양생명, 현대캐피탈아메리카, 신한은행 등 4개 금융사가 해외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달에는 신한카드와 우리은행에 이어 KDB산업은행, KB캐피탈, KB국민은행이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9~10월에는 총 5개 금융기관이 해외 채권을 발행했는데 올 들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은 유동성이 풍부해 발행 수요가 크지 않은 편인데 오히려 투자자 쪽에서 저금리에 돈을 빌려줄 테니 채권을 발행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발행하는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자 스펙트럼도 넓어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주로 미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달러채권을 발행했지만 최근에는 과거 비중이 높지 않았던 유럽· 호주·중동 등의 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금융기관 채권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선진국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은 안전하지만 금리가 너무 낮아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아직 투자 위험이 높다. 한 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데다 채무 불이행 위험은 낮아 보이는 한국계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한 것도 한국계 기관들에 긍정적 외부효과를 미쳤다. 업계에서는 외평채 효과로 올해 말까지 해외 조달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0일 미국 뉴욕 현지에서 약 14억5000만달러 규모 외평채를 역대 최저 금리에 발행했다. 이 가운데 5년 만기 유로 채권의 금리는 -0.059%로 비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됐다.


5일 후 수출입은행도 15억달러 규모 외화 채권을 발행했는데 이 중 3년 만기 유로 채권의 발행 금리는 -0.118%로 한국계 기관 중 최저 금리를 기록했다.

금융 시장에서 한국계 채권의 담보 가치 또한 재평가 받고 있다. 홍콩 금융시장에서 레포(Repo·채권을 담보로 받는 단기 대출)를 받을 때 중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담보로 맡기면 기준이 되는 3개월 리보에 0.25%포인트 가산금리를 더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한국 외평채는 가산금리 없이,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채권은 0.08~0.1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어 자금 조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9월에는 호주 중앙은행이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신한은행 채권에 대해 레포 담보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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