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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민주노총, ILO 정부案도 거부…"노조법 강행땐 총파업 돌입"

박승철 , 최현재 , 송민근 기자
입력 2020.10.19 17:44   수정 2020.10.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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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 예고한 민주노총

정부, 노조 의견 적극 수용하고
재계 입장은 찔끔 반영했는데

민주노총, 勞使협상 엎어놓고
개악 막겠다며 총파업 선언

택배기사 사망후 여론 앞세워
직원 5인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적용 法제정 촉구
민주노총이 정부가 발의한 집단적 노사관계법 개정안이 입법 절차에 돌입하면 즉각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해당 법안은 경영계의 극심한 반대에도 문재인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밀어붙인 법안이다.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활동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허용 등 모든 내용이 노조에 유리하고 기업 입장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일부분만 겨우 반영됐다. 그런데도 노조가 '개악안'이라며 총파업을 선언한 셈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양보'는 일절 없는 전형적인 노조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재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되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민주노총이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정부가 예고한 노조법 입법예고안에 경영계 측 입장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정부 예고안에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조 측이 요구하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활동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허용이 담겼으며, 경영계가 요구한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요구사항 대부분이 법안에 담겼지만 경영계가 요구했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과 사업장 내 주요 시설을 점거하는 방식의 쟁의행위(파업)를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가자 '개악법'이라며 총파업을 선언한 셈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전태일 3법'으로 부르는 노조법 2조, 근로기준법 11조 개정에 더해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까지 요구하고 있다. 양동규 민주노총 집행위원장은 "택배노동자가 세 분 돌아가셨는데 전태일 3법을 통해 택배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든 법 내용을 노조 뜻대로 수정해달라는 것이다.

정부의 ILO 법안 추진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반발하던 경영계는 노조 반발을 보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노총이 개정을 요구하는 노조법 2조는 근로자의 성격과 노동조합의 조건을 명시하고 있는데, 특수고용직 근로자는 기존 노동자와 성격이 달라 기존 노조법에서 수용하기엔 무리라는 것이 노동전문가들과 재계 입장이다.

파견이나 용역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까지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해달라는 것이 민주노총 요구인데, 이렇게 되면 원도급 사업자는 자사가 고용하지도 않은 노동자까지 상대해야 해 부담이 일파만파로 커진다.

근로기준법 11조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명시했는데, 민주노총은 이 조항도 없애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일 생계를 걱정하는 기업이 많은데 근기법까지 공통으로 적용하면 폐업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은 이미 여당에서 강하게 추진하는 사안인데 파업까지 언급하는 것은 제1노조의 지위를 과시하는 한편 정부·여당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1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종철 신임 정의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대재해기업 처벌벌은 상임위원회에서 빨리 논의해 결론지을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나 합의를 중시하기보다는 파업과 현장투쟁 일로를 걷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업 돌입 시점은 유동적이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이번 파업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 파업 참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11월 14일 전후에 환노위 법안소위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1월 14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중심으로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11월 13일에 맞춰 파업을 선언할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장 노조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다. 600명 이상의 정리해고가 단행된 이스타항공과 최근 임금 체불 우려가 커지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우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항공 및 지하철 산업 차원에서 사회적 대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회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안호영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 11월 중에 여야 합의를 통해 상정 시기를 정한다는 것 외에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작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이 11월 총파업 계획을 밝힌 가운데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파업 계획 단계인 만큼 사회의 여러 상황을 감안해 잘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보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박승철 기자 / 최현재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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