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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배당 안해도 기업에 과세?…한번도 경험못한 '유보금 과세'

전경운 , 윤지원 기자
입력 2020.10.27 17:39   수정 2020.10.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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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유보금 소득세 파장

"美·日도 걷는다" 홍보하지만
선진국엔 존재하지않는 과세
당장 내년부터 1인 법인 대상
예외 둔다지만 산정기준 논란

'미실현이익 과세' 헌법불합치
"30년전 토지세 연상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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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내년부터 유보소득세를 과세하는 내용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이후 중소기업중앙회, 대한건설협회 등 각 업계에서 반대 여론이 빗발치자 정상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부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가뜩이나 창업 환경이 열악한 한국에서 기업가의 창업 의지를 꺾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정부는 그간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도 운용하는 법률"이라며 도입 강행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실상은 선진국에서 운용 중인 유보금 과세 체계와는 완전히 다를뿐더러 외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과세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기재부는 지난 7월 발표한 2020년 세법 개정안 자료에서 외국 사례로 일본과 미국 유보금 과세 제도를 제시했다. 당시 기재부가 사례로 제시한 것은 일본 '동족회사 유보금 과세'와 미국 '인적 지주회사세'다. 하지만 이 과세 제도는 기업 이익을 근거로 부과하는 법인세에 추가적인 법인세를 부과하는 개념이다.


받지도 않은 배당에 대해 주주에게 소득세를 물리는 유보소득세와는 개념 자체가 달라 선진국 사례라고 보기 힘들다. 기재부는 일본과 미국 유보금 과세 제도를 사례로 들면서 법인세인지 소득세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사내 유보금에 법인세를 추가로 과세하는 세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미환류소득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 일몰 예정인 이 세제를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중과세 우려까지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한우 세무법인 화우 세무사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사례는 추가 법인세로 정부가 추진 중인 유보금을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과는 달라 사례 자체가 맞지 않는다"며 "법인 유보금을 배당으로 간주해 주주에게 배당소득세로 과세하는 나라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보소득세는 당장 내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모든 개인 유사 법인이 적용 대상이며 적용 제외 법인과 유보금 산정 요건 등을 시행령으로 정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기재부는 벤처기업법상 벤처기업 등 조세 회피 우려가 작거나 타 제도·법률 등을 적용받는 법인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추가로 어떤 업종에서 어떤 기업을 제외할 것인지 등 기업들로서는 연말에 정부 시행령이 나오기 전까지 불투명한 게 너무 많다.

또 기재부는 정상적 사업을 하는 법인이 불필요한 유보소득세 부담을 지지 않도록 유보소득을 산정할 때 이를 특별 차감할 수 있는 세부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특별 차감 가능 여부에 기준이 되는 '수동적 수입'도 논란거리다. 정부가 정의하는 수동적 수입의 사전적 의미는 이자·배당소득, 부동산 임대료, 산업재산권 사용료 등을 비롯해 사업 외로 들어오는 수입을 뜻하지만 구체적인 범위와 대상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공평과세를 지지하는 여권에서조차 비판적 시각이 만만찮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기 변동이 워낙 심한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해 자금을 유보해둬야 할 지점이 있다"면서 "현실화하지 않은 소득에 대해 과세했다가 나중에 소득이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겠나. 간주배당 소득을 넓게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반짝' 시행됐다가 유명무실해진 토지초과이득세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온다. 1990년 시행된 이 제도는 개인이 소유한 유휴 토지나 법인 비업무용 토지의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초과이득 중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1994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간주배당 배제 법인을 법률이 아닌 '시행령'에 규정하는 것을 두고도 문제가 제기된다. 조세법률주의를 위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간주배당 제외 법인을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것은 업종 간 과세 형평성 문제, 제외되지 않는 업종의 입법 로비 등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전경운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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