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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출연금 영원히 내라"…'햇살론' 고객 없는 상호금융 반발

이새하 기자
입력 2021.02.23 11:27   수정 2021.02.2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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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윤창현 의원실, 서민금융진흥원, 상호금융권]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 출연금을 상시화한 '서민금융생활지원법'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올라가면서 상호금융의 반발이 거세다.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이 지난 10년간 출연한 금액이 8124억원에 이르는데, 정작 조합원 중 햇살론을 받을 사람이 없어서다. 상호금융 출연금을 모두 합치면 전체 햇살론 출연금액의 80%에 달한다.

이날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과 상호금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이 출시된 2010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농축협의 햇살론 보증배수(출연금액을 보증금액으로 나눈 값)는 3.0으로 조사됐다. 농축협이 지난 10년 동안 출연금 7332억원을 내고, 햇살론 2조2152억원을 보증으로 썼다는 의미다. 반면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출연금 3800억원을 내고, 14조2019억원을 보증으로 활용했다. 전체 햇살론 보증액의 67%를 차지하는 규모다.


햇살론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서민금융상품이다. 농협과 산림조합,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이 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출연한 금액으로 운용된다. 통상 서민금융진흥원이 대출금액의 90%를 보증해준다.

수협과 산림조합의 보증배수는 각각 0.96과 1.8였다. 수협의 경우 낸 출연금만큼 보증이 나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나마 조합원 자격이 농축협보다 자유로운 새마을금고의 보증배수가 5.5, 신협이 8.6으로 조사됐다. 전체 상호금융은 80%에 달하는 햇살론 출연금을 내고, 전체 보증액의 33%만 취급한 것이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액도 저축은행이 가장 높았다. 10년간 전체 대위변제액은 1조8300억원이다. 이 중 1조4955억원(81.7%)가 저축은행에서 한 대출이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직장인 햇살론을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조합원인 농민과 어민, 임업인이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민이나 어민들은 통상 자영업자로 등록하지 않아 자영업자 전용 햇살론도 이용하기 어렵다.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 조합원은 통상 사업자금 대출 때 농수산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활용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는 이날 10년간 한시적으로 내던 출연금을 영구화하는 서민금융생활지원법을 논의한다. 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농축협, 수협 등 상호금융은 출연금을 계속 내야 한다.

이때문에 우선 출연금 납부시한을 정한 뒤 평가를 거쳐 재연장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영세한 상호금융 조합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햇살론 출연금을 내고 있다"며 "무조건 영구화할 것이 아니라 5년마다 평가하는 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금융권에선 농축협과 수협, 산림조합의 경우 출연금 산정 때 조합원 대출 잔액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잔액에서 출연요율 0.03%를 곱해 출연금액을 산정한다. 여기서 햇살론 보증이 필요 없는 조합원 대출 잔액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은행에선 주택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주택자금대출, 보험에선 약관대출 등이 가계대출에서 제외된다. 윤창현 의원은 "농수축협과 산립조합의 조합원은 햇살론 대신 농수산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이용하는만큼 가계대출 잔액에 대한 햇살론 출연금 부과시에도 조합원 비중(32~33%)을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출연료율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조절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상호금융은 물론 은행, 카드 등 금융사별로 다양한 햇살론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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