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년간 2000만원 연금저축, 중도해지하면 360만원 토해낸다

입력 2021/03/06 09:08
수정 2021/03/06 09:40
연금저축은 매년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막강한 세액공제 혜택이 부각되면서 큰 관심을 받는 노후 대비 금융상품이다. 그런데 매년 중도해지되는 연금저축 계좌수가 새로 개설되는 계좌수에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저축을 중도해지하게 되면 그동안 받아왔던 세액공제 혜택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막심하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불만이라면 다른 금융회사의 연금 상품으로 갈아타고, 자금 사정에 문제가 있다면 납부 중지·유예 제도나 중도 인출제도를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세액공제 받은 264만원에 99만원 더 토해낸다"


국내 연금저축 적립금은 지난 2016년 114조원에서 2019년 137조5000억원으로 연 평균 7% 증가하고 있다. 빠르게 불어나던 연금저축 적립액은 최근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연금저축 적립금 증가율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8.4%, 8.7%였지만 2018년 4.8%, 2019년 5.9%로 둔화됐다. 이는 중도에 계좌를 해지하는 예비 은퇴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계약수 대비 해지계약수 비중은 2016년 79.3%에서 2018년 102.0%, 2019년 97.5%로 늘었다. 새로 만들어진 계좌수와 중도해지된 계좌수가 엇비슷한 상황이다. 평균 해지금액도 2016년 846만원에서 2019년 1239만원으로 증가했다. 길게 준비한 노후자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연금저축의 최대 장점은 연말정산시 세액공제 혜택이다. 총 급여액이 55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연금저축 납입금에 13.2%, 5500만원 이하인 경우 16.5%의 세액 공제 혜택이 있다. 반면 중도해지할 경우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대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총 급여액이 연 5500만원을 초과해 13.2%의 세액공제를 받은 경우 중도해지에 따른 16.5%의 세금 납입으로 불이익이 더 커진다. 5년간 매년 400만원 연금저축을 납입하고 운용수익 200만원이 발생한 경우 5년간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로 받은 혜택은 총 264만원이다. 그런데 중도해지하게 되면 기타소득세로 363만원이 부과돼 99만원을 손해보게 된다. 결과적으로 2000만원을 내고 200만원의 수익이 났는데 수익의 절반에 달하는 99만원을 세금으로 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자가 붙는 금융상품에는 원금은 제외하고 이자에 대해서만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중도해지한 연금저축은 운용수익뿐만 아니라 자신이 낸 원금에 대해서도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고 이 세율이 세액공제율 13.2%보다 크기 때문에 손해가 매우 막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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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액공제 받은 264만원에 99만원 더 토해낸다"


애써 모은 연금저축은 최대한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입한 상품의 누적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면 중도해지보다는 계약을 이전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계약 이전에는 기타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해지하는 금융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신규 가입하는 금융회사를 통해 신청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절차도 번거롭지 않다. 보험사에서 가입했던 연금저축보험을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로 갈아타는 식으로, 업권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연금저축보험은 선취수수료 부과로 초기비용이 커서 가입후 5~7년 이내 계약 이전시 해약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수도 있다.

실직, 소득감소 등 가계가 어려워져 연금저축에 계속 납입을 하기가 힘들다면 해지보다는 납입을 중지하거나 납부를 유예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가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납입을 잠시 중단하였다가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납입하는 것이다. 연금저축 펀드 및 신탁은 자유납 방식이기 때문에 납입을 중지해도 불이익이 없다. 2014년 4월 이후 가입한 연금저축보험은 최대 12개월까지, 최대 3회 납부를 유예할 수 있다. 더이상 납부유예 제도를 활용할 수 없다면 자유납이 가능한 상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황명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목돈이 필요하다면 연금저축계좌에 세제혜택을 받지 않는 금액이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라며 "만약 600만원을 납입하고 공제한도 4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았다면 나머지 200만원은 기타소득세의 불이익 없이 인출할 수 있다. 비교적 저리인 연금저축 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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