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 벤츠 빌려드려요"…개인간 車 공유 가능하대요

입력 2021/04/07 17:29
수정 2021/04/07 21:14
규제샌드박스 심의위

대중교통 불편한 지역 아파트
입주자 간 車대여 서비스 가능
'자동차판 에어비앤비' 시동

하남서 시범운영후 전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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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에게 자신의 차량을 빌려주고 대여(렌트)비를 받는 이른바 '자동차판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등장한다. 그동안 규제에 막혀 있다가 이번에 서비스 출시를 위한 첫 관문인 '샌드박스(규제 유예)'를 통과했다. 이 서비스는 2년가량 경기도 하남시에서 시범운영을 거친 뒤 이르면 2023년부터 정식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는 서울시 중구 상의회관에서 '제16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웃 간 유휴차량 대여 중개 플랫폼의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이번 건은 같은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단지 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개인 소유 차량을 플랫폼에 등록해 다른 입주민에게 단기 대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타운즈'가 신청했다.

실증특례는 안전성 등 신사업의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 일정 조건을 걸고 시범운영을 허가하는 제도다. 실증특례의 유효 기간은 2년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추가 심사를 통해 2년을 연장할 수 있다. 추후 실증 결과를 토대로 관련 규제나 제도가 개선되면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자동차대여사업의 최소 등록 요건을 50대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운즈와 같은 1~2대의 소규모 렌트사업은 불가능했다.


심의위는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유휴차량 공유를 통해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신도시 거주민의 이동권이 확대되고, 대중 교통난과 주차난 해소가 기대된다"며 "소규모 대여사업의 타당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 등을 위해 보험 가입, 차량 점검, 임차인의 운전 자격 등에 대한 확인을 조건으로 걸었다.

타운즈는 이번 실증특례 승인에 따라 경기도 하남시에서 차량 약 500대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결과를 보고 서비스 지역과 공급 차량 대수를 늘려갈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최윤진 타운즈 대표는 "유휴 차량을 이웃과 공유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 모델"이라며 "입주민들의 이동권 향상과 주차난 해소는 물론이고, 차량 소유자가 부가 수입을 얻게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타운즈는 향후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수십억 원 규모 투자 계약을 할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는 '주식회사짱' 등 4개사가 신청한 한국형 가족게임센터 경품교환게임 서비스도 승인했다. 경품교환서비스는 오락실이나 복합문화시설 내 아케이드형 게임기에서 게임 결과에 따라 포인트를 주고, 이를 인형이나 생활용품 등의 경품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가족이 함께 즐기는 오락 문화로 자리 잡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경품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심의위는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이 기대된다"며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사행성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기계식 게임기로만 한정했다. 또 1회당 투입 금액을 제한하고 경품 금액도 최대 30만원으로 제한했다. 이용자 간 포인트 거래나 교환도 금지했다.

'네츠모빌리티' 등이 신청한 이동약자 맞춤 병원 동행 서비스도 위원회에서 통과됐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가기 어려운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로, 특수개조차량에 휠체어를 탄 채 탑승이 가능하다. 동행매니저가 병원 도착 후 접수와 진료실 이동, 귀가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자가용을 통한 교통약자 유상 운송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만 가능했다. 이와 관련해 심의위는 "이동약자의 교통 편의성 제고가 기대된다"며 "국가·지자체에서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민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송광섭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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