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지원에 허덕인 정부…작년 금융빚 사상 최대 27조

입력 2021/04/08 12:01
수정 2021/04/08 12:08
한은, 2020년 자금순환 통계
경제 주체별 금융가계부 분석
잇딴 지원에 국채조달 139% 급증
경영난 기업도 조달액 44% 늘려
가계는 '빚투'…주식 15%서 19% 확대
337392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지난해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 지출이 늘며 정부가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끌어쓴 빚이 역대 최대인 27조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매경DB]

지난해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 씀씀이가 커진 정부가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끌어쓴 빚이 역대 최대인 27조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 발표한 '2020년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19년 29조 5000억원이었던 정부 자금운용 조달차액은 1년새 56조 6000억원 급감해 지난해 -27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금운용 조달차액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는 것은 정부가 현금·채권 등에 투자해 굴리는 돈 보다 국채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빚을 내 끌어쓴 돈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정부 금융빚(순조달액)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다. 종전까지 정부 순조달액이 가장 많았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5조원)이었다.

337392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일반정부 자금운용 및 조달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순조달액이 급증한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 타격을 방어하기 위한 현금 지원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 등을 뿌리며 재정지출을 늘렸고 이에 따라 국채를 많이 찍어내며 빚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지난해 정부가 국채를 통해 조달한 돈은 115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4% 급증했다.

한은은 "정부 소비와 투자가 확대되고 코로나19에 따른 이전지출이 크게 늘며 지난해 자금 상황이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337392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및 조달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정부로부터 재난지원금 등 받은 가계와 자영업자 지갑은 상대적으로 두터워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처분가능소득이 425만 7000원으로 전년(408만 2000원) 보다 17만 5000원 늘었다. 소득은 늘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돈 쓸 곳은 마땅치 않으며 가계 순운용 규모는 92조 2000억원에서 192조 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갑에 돈이 쌓이다보니 빚낸 돈으로 주식에 베팅하는 '빚투' 흐름이 두드러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는 금융자산(4539조 4000억원) 가운데 19.4%를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15.3%)에 비해 크게 뛰어오른 수치다.

337392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운용 및 조달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금융 가계부를 따져보면 기업 표정도 썩 좋지는 않다. 코로나19 경기 타격이 심해지며 운영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대부분 은행 빚을 내거나 채권을 찍어 돈을 조달했다. 지난해 비금융법인 순조달액은 88조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5% 불어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가 어디로 튈지 모르다보니 비상금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단기 저축성예금에는 전년 대비 14배 많은 95조 3000억원의 기업 자금이 몰렸다.

337392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경제부문별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 [자료 = 한국은행]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한은과 정부가 정책 수단 동원해 자금흐름 바꿀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시중 유동성이 생산성 높은 기업과 창업 시장으로 흐를 수 있게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