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에 '커피족' 몰려간 제주…1년새 카페 284곳 신장개업

입력 2021/04/08 17:20
수정 2021/04/09 07:14
23% 증가…199가구당 1곳꼴
전국평균 수치보다 훨씬 많아

커피 수요 확산 추세도 한몫
1인당 소비량 세계평균 3배
작년 수입액 7억달러 돌파

시장 커졌지만 과열 경쟁에
영세업체 퇴출 우려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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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내수 경제 주축인 외식업 풍경을 확 바꿔놓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조치와 대면 소비 거부감으로 사람이 적거나 테이크아웃 제품 구매가 가능한 매장이 대세가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커피전문점이다. 달라진 소비 흐름을 타고 패스트푸드·중식 등 19개 주요 외식 업종 가운데 창업이 가장 활발했다. 8일 국세청 사업자 현황 분석 결과 올해 1월 현재 전국 커피음료점은 7만1906곳으로 1년 만에 15.5% 불어났다. 현재 커피전문점은 322가구당 1개씩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 전국적으로 동네 중식당 2만5232개보다 카페가 2.8배 더 많다.

커피전문점이 포화 상태인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확산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관광객이 대거 몰린 제주 지역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제주 커피전문점은 최근 1년 새 284곳이 늘어 1517곳으로 전국 1위 증가율(23%)을 보였다. 제주도 주민등록가구가 30만2000가구이므로 199가구마다 카페가 1개씩 포진한 상황이다. 전남(22.3%), 광주(20.8%), 경남(18.9%), 강원(16.7%), 세종(16.4%) 등 지방 창업도 전국 평균 15.5%를 훌쩍 넘어섰다.

장성철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주도의 경우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던 소비층 방문이 급증하며 창업이 따라 늘어난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국내 커피 수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의 커피 소비는 '수준급'이다. 근로 환경이 경쟁적이고 도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연간 353잔(2018년 기준)으로 세계 평균(132잔)보다 3배가량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이 소비 트렌드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7억378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5%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커피 수입량(17만6648t)도 5.4% 불어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프랜차이즈 창업도 크게 늘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커피전문점 매장은 지난해에만 100~300여 곳 불어났다. 특히 테이크아웃 전문점 메가커피는 지난 한 해에만 매장이 400곳 넘게 늘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먹는 '홈카페족' 역시 증가세다.


지난해 에스프레소 머신 등 커피기기 수입액(1억2054만달러)은 전년 대비 35% 뛰어올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커피를 놓고 선뜻 지갑 여는 트렌드가 강해지자 업계에서는 상위 7% 고급 원두로 만든 제품 시장 선점 경쟁이 불거졌다. SPC그룹 관계자는 "카페가 급성장하며 생두 수입량이 많아졌고 그만큼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면서 "커피 시장이 상향 평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커피 시장 판이 커졌지만 향후 과열 경쟁이 계속되면 영세 업체 위주로 퇴출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 교수는 "향후 수익이 조금만 꺾여도 무너지는 사업체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창업을 고민한다면 현장 조사 등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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