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뷰티] 2300개 중에 나를 위한 화장품, 오감으로 느끼며 찾는다

입력 2021/04/15 04:03
아모레퍼시픽 뷰티라운지 '아모레 성수'

작년 10월 문 연 체험형 매장
성수동 옛 자동차정비소 개조
과거 속에 뉴트로 감성 물씬

제품 감촉·향·색깔 비교하고
AI 로봇으로 만들어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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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성수 베이스 피커. [사진 제공 = 아모레퍼시픽]

서울 성수역 2번 출구를 나와 느린 걸음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다소 차갑게 느껴지는 시멘트 소재의 허름한 건물이 눈앞에 펼쳐진다. 입구 한편에 내걸린 작은 입간판에는 'AMORE 성수'라는 글귀가 고급스럽게 새겨져 있다. 건물 외관의 복고풍 느낌과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입간판은 색다른 경험을 예고하는 초대장 같다.

아모레 성수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10월 문을 연 대규모 체험형 매장이다. 총 3개층 연면적 300평 규모를 자랑한다. 자동차 정비소였던 옛 건물을 개조해 과거 외관은 그대로 살리면서 내부는 현재의 맞춤형 소비 트렌드와 미래의 기술 조명을 투영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이 아모레 성수를 성수동에 오픈한 이유도 성수동이 지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분위기를 아모레 성수에서 응집해 보여주려는 느낌을 받았다. 예부터 성수동 일대에는 인쇄소와 자동차 부품 공장이 골목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조성되면서 동네에 문화적 색채가 덧입혀졌다. 2017년부터는 MZ(밀레니엄+Z)세대의 이목을 사로잡는 카페와 창고형 갤러리가 속속 입점하며 '뉴트로(New+Retro)' 감성을 풍기고 있다. 성수동 속 아모레 성수도 새로움과 복고의 자태를 그대로 자아내고 있다.

아모레 성수의 특징은 '오감을 통한 체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와 웹 체크인을 한 뒤 미니어처 교환권과 오설록 할인권을 모바일을 통해 챙기는 것부터 경험이 시작된다. 처음 마주하는 공간은 '클렌징 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화장품을 직접 사용하기에 앞서 세안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운치 있는 둥근 틀 모양의 세면대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헤어밴드와 수건뿐만 아니라 세안하는 데 필요한 얼굴 클렌저, 메이크업 리무버 등 제품까지 비치돼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방문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느꼈다.

클렌징 룸에 이어 펼쳐지는 공간은 '뷰티 라이브러리'다.


말 그대로 '도서관'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는 아모레퍼시픽의 30여 개 브랜드, 2300여 개 제품이 카테고리별로 진열돼 있다. 마치 도서관 책장에 책이 꽂혀 있듯 진열장 열마다 각종 제품이 일정 간격을 두고 줄지어 서 있었다. 뷰티 라이브러리에서는 선호하는 제품의 감촉과 향, 화장 기법에 따라 본인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찾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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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성수 가든라운지. [사진 제공 = 아모레퍼시픽]

방문객에게 화장품을 테스트할 때 좋았던 점을 물어봤다. 30대 직장인 김소은 씨는 "평소 써보고 싶었던 제품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몰랐던 제품을 접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며 "제품 정보를 QR코드를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도 맞춤형 제품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원생인 박민경 씨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오래 쓰다 보니 얼굴에 트러블이 많이 생겨 평소 개인 위생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며 "이곳에서는 제품을 사용할 때 현장 직원들이 화장솜과 스펀지를 집게로 건네주는 등 위생에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 성수에서 '체험'은 단순히 화장품을 마음껏 써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화장품을 인공지능(AI) 로봇을 통해 만들어보는 이색 경험도 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일 아모레 성수에서 맞춤형 파운데이션·쿠션 제조 로봇인 '베이스 피커'를 선보였다. 투명 통유리 안에 자리 잡은 화장품 제조 로봇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장비 외관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고를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베이스 메이크업 색상은 20단계 밝기와 5가지 톤으로 총 100가지에 달한다. 정보 입력을 완료하면 로봇 팔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모레 성수에서는 KAIST 특허 기술을 탑재한 피부 톤 측정 프로그램과 메이크업 전문가 상담도 제공한다.

뷰티 라이브러리 맞은편을 향해 가다 보면 '가든 라운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아모레 성수 건물 중앙에 위치한 '성수가든(정원)'을 바라보면서 제품을 사용하고, 다양한 주제의 뷰티 강연을 들을 수 있다. 아모레 성수는 '체험형 뷰티 라운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성수 토너'를 제외한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다만 성수 토너 판매에도 맞춤형 소비 트렌드를 담았다. 수액팩 에 담겨 있는 성수 토너를 방문객이 원하는 만큼 담아 구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체험을 하다가 잠시 명상에 잠기고 싶으면 성수가든을 바라보면서 자연 정취를 느끼는 것도 아름다움을 즐기는 또 다른 체험이었다.

아모레 성수는 3월 말 기준 누적 방문자가 9만5000여 명에 이를 만큼 인기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맞춤형 소비 트렌드가 부각되고 자신이 경험한 아름다움을 서로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시대가 열렸다"며 "소비자가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직접 찾고 발현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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