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월까지 특별단속" 가상화폐 열풍에 '칼' 뽑아 든 文정부

입력 2021/04/19 08:39
수정 2021/04/19 08:42
국무조정실 4~6월 특별단속 실시
거래출금시 금융회사 모니터링
불법의심거래 자금 추적 실시
국세청도 전반위 세무조사 병행

투자 아니라 투기라 경고하면서
부동산과 달리 투자 억제책 전무
투자자 상당수 젊은 유권자층
자칫 규제반발 부를까 노심초사
국내 가상화폐 일일 거래대금이 코스피·코스닥의 개인투자자 하루 거래대금을 추월하면서 과열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뒤늦게 '칼'을 뽑아 들었다.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 행위에 대해 6월까지 집중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일뿐 과열현상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보여 실효성이 없는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조정실은 19일 최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개최한 가상자산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등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달부터 6월까지를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불법행위 등을 집중 단속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회의에는 기획재정부·과기정통부·법무부·방통위·공정위·금융위·개인정보위·경찰청 등의 차관·실장급 간부들이 참석했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거래 후 출금 발생시, 금융회사가 보다 면밀히 1차 모니터링 하도록 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는 가상자산 관련 불법 의심거래에 대해 신속히 분석해, 수사기관, 세무 당국에 통보하는 등 단속·수사 공조체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감원등과 함께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법령 위반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경찰은 불법 다단계, 투자사기 등 불법행위를 집중단속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가상자산 불법행위의 유형별로 전담부서 세분화하고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 보급 확대 등 수사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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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직권조사하여 투자자에게 불리한 불공정약관에 대해서 시정할 계획이다.


방통위원회는 금융위 등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투자사기, 유사수신, 미신고 가상자산 영업행위 등 온라인상의 불법정보의 유통을 방심위를 통해 차단키로 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의 개인정보처리실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인정보 유출사고 발생시 즉각적인 조사 실시해 추가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9월24일까지 유예된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진행상황 등도 점검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을 우려하며 "가상자산의 가치는 누구도 담보할 수가 없고,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이므로 자기 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구실장은 "실제 가산자산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유사수신, 사기 등 불법행위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조치는 정작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진정효과는 전혀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투자자가 아니라 가상화폐사업자들을 겨냥해 "불법행위를 응징하겠다"는 엄포성 조치일 뿐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기준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14개 거래소의 최근 하루 거래대금은 216억3126만달러(약 24조1621억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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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의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정확한 개인 투자자 비중은 알 수 없으나, 일일 거래대금 중 대부분은 개인이 차지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나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소위 집값이 과열된 상황에서 "이거라도 해보자"는 '영끌'식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상당수는 2030 등 젊은 층으로 알려져 최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대패 이후 자칫 과도한 규제가 젊은 유권층 반발을 사는 상황을 우려해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결국 정부는 가상화폐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에만 초점을 맞출 뿐, 제도권 편입 등 근본적 대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가상화폐에 대해 거래실명제·자금세탁 방지 의무 등을 부과한 것 외에, 최근까지 가상화폐를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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