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액면분할 이후 주당 20만원 거뜬? 카카오, 호재 넘쳐나네

명순영 기자
입력 2021/04/19 15:25
수정 2021/04/22 10:34
‘국민주’로 거듭난 카카오가 또 한 번 날아오를까.

지난 4월 15일 카카오가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를 시작했다. 시작가는 주당 11만1600원으로, 지난 4월 9일 종가(55만8000원)에서 5분의 1로 낮아졌다. 액면분할로 유통주식 수는 크게 늘어났다. 발행주식 수는 총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났다.

액면분할은 이론적으로 기업가치에 전혀 영향이 없다. 하지만 주가에는 긍정적 ‘재료’로 받아들여진다. 수십만원에 달하던 주가가 수만원대로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져서다. 주가의 ‘그림자’로 여겨지는 거래량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카카오는 대표적인 ‘언택트’ 수혜주로 부각돼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초(1월 2일) 종가 기준 15만2500원이던 주가는 155% 오르며 40만원 직전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실적 개선과 계열사 상장 소식으로 주가는 더욱 빠르게 올라 50만원대를 넘어섰다. 액면분할 직전 7거래일 동안 주가가 12% 뛰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4월 초 주가 상승은 두나무의 미국 나스닥 상장 소식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나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곳.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을 20% 넘게 보유하고 있어 주가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액면분할 직후 출발도 괜찮다. 시초가는 11만1600원에서 7.97% 오른 12만500원에서 시작해 개장 5분 만에 1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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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 카카오가 액면분할을 끝내고 거래를 재개했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주가가 더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페이 동시 출격

▷뱅크 상장하면 단번에 시총 1위 전망

증권가에서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여전히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500억원, 1602억원으로 전망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1555억원)에 부합하는 수치다. 톡비즈 매출은 37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 늘었다. 광고 비수기에도 디지털 광고 수익이 많았고, 커머스 부문도 설 연휴 효과에 배송 상품, 라이브커머스, 톡스토어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다. ‘주가는 실적의 함수’라는 기본 원칙에 견줘도 주가가 비싸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이민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2017년 카카오 주가수익비율(PER)은 86~91배 수준에 형성됐는데, 당시 영업이익은 정체 또는 감익 추세였다”며 “올해 PER는 75배(지배지분 기준)로 과거 대비 부담이 낮아진 반면, 영업이익 성장률은 76%에 달한다. 올해도 신고가 경신을 지속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무게감 있는 카카오 계열사들이 대거 증시 상장 예정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높인다. 올해 카카오뱅크와 페이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장하는 IPO 기업 중 손꼽히는 대어(大魚)다. 최근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들어가며 상장에 속도를 냈다. 예비심사부터 상장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7월께 코스피 입성이 가능할 듯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이후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를 20조원대로 평가한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식은 장외 시장에서 주당 8만원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지난 3월 기준 총 발행주식 수는 4억765만주로 시가총액은 단순 계산해도 32조원이 넘는다. 상장 뒤 국내 은행지주 1위인 KB금융 시가총액 22조원(4월 15일 기준)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해 지난해 영업수익 8042억원을 냈다. 가입자 수는 지난해 1360만명을 돌파해 인터넷전문은행 1위를 공고히 다졌다. 또한 TPG캐피탈,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증자로 각 2500억원 자금을 유치하며 실탄도 충분히 확보했다. 비슷한 시기 상장이 예정된 카카오페이와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와 함께 계좌·자산관리를 연동해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 지배구조는 유기적으로 변화하며 성장 중”이라며 “특히 하반기 카카오페이 IPO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구글 참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뜨며 ‘화색’

카카오모빌리티도 다크호스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에 구글이 합류했다. 구글은 유상증자를 통해 5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7%를 확보했다. 이로써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은 카카오 63.4%, TPG컨소시엄 28.3%, 칼라힐 6.6%, 구글 1.7%가 됐다.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며 주주 구성, 해외 투자 유치, 주요 투자자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한 미 증시 상장 요건을 맞춰가는 중이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을 출시하는 등 수익 구조도 다양화하고 있어 연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며 “카카오페이는 결제, 금융거래액 확대에 적자폭이 대폭 축소됐다”고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내년 상장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카카오엔터는 국내가 아닌 미국 상장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초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으로 외형을 키웠다. 이어 최근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합병 시너지와 사업 안정성을 충분히 보여준 뒤 시장 평가를 받겠다는 계산이다. 카카오엔터 미 증시 상장 가능성은 지난 4월 12일(현지 시간)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얘기에 상당 부분 무게가 실렸다.

이 대표는 “카카오엔터의 한국과 미국 상장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쿠팡 상장은 카카오엔터와 같은 글로벌 잠재력을 가진 한국 기업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고 1년 뒤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미 증시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178억달러(약 20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는 카카오엔터가 미 증시를 실제 구체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 측은 미 증시가 아닌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부정하고 있으나, 미국 상장은 열려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 밖에 가상화폐 시장 활황과 거래대금 상승으로 두나무 관련 지분법 이익과 지분가치도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1분기 두나무 영업이익은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두나무 역시 미국 상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동륜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인 거래액 급증으로 두나무 지분가치가 부각되는 가운데 4월 현재 카카오 두나무 지분율은 21.3%에 달한다.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이 높은 만큼 최근 주가 급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 성장 로드맵이 구체화하고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카카오는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5호 (2021.04.21~2021.04.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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