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카오 웹툰, 태국 상륙…1위 네이버와 정면승부

입력 2021/04/27 17:45
수정 2021/04/28 01:18
K플랫폼 동남아시장 공략

카카오엔터 "6월부터 서비스
연내 웹툰 200개 작품 출시"

K플랫폼 2강 세력확장 경쟁
◆ K플랫폼 동남아 공략 ◆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오는 6월 태국과 대만에서 웹툰 서비스를 출시한다. 네이버 웹툰이 현지 1위 메신저인 라인을 기반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두 회사가 웹툰 시장을 놓고 일본·미국에 이어 태국·대만에서도 맞붙는 형국이다.

22일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내 태국과 대만 시장에 웹툰 서비스를 출시한다"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 지역의 성장성을 보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도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태국에서 일단 70개 작품을 시작하고, 연내 최대 200개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이미 성공한 웹소설·웹툰인 액션과 로맨스, 판타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태국은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의 텃밭이다. 월간 이용자 4700만명이 넘는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라인웹툰은 물론 라인그룹 최초의 뱅킹 플랫폼 '라인BK'를 론칭한 곳이기도 하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라인BK는 200만 고객을 돌파했고, 라인맨 웡나이라는 배달 사업도 올해 태국 전역의 77개 도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그만큼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를 상대로 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미는 셈이다.

웹툰으로 양사가 지역을 거점으로 경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라인웹툰과 카카오 픽코마가 일본에서 경쟁을 벌였고, 미국 시장에서 양사가 상장을 타진하며 북미 시장에서도 네이버가 왓패드, 카카오가 타파스미디어를 인수하면서 세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한때 삼성과 LG가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듯이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웹툰으로 글로벌 플랫폼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인구 6억6730만명으로 중남미보다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평균연령도 30세에 불과하고 2025년이면 중산층만 2억명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산층 2억 동남아 잡아라"…네이버 이어 쿠팡·배민도 진격

소비력 커지는 동남아 시장
한류 타고 K플랫폼 기지개

라인, 태국 月이용자 4700만
뱅킹·배달 서비스로 확장
배민은 베트남 시장서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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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사 라인의 배달 서비스인 `라인맨` 라이더들이 태국 아유타야에서 오토바이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라인]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일찌감치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이에 맞서 카카오가 네이버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고, 최근에는 쿠팡과 배달의민족과 같은 쇼핑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중국을 접고 동남아로 아예 방향을 트는 사례도 많다.

동남아는 1인당 소득이 한국의 7분의 1 수준(4444달러)에 불과하지만, 2025년이면 중산층만 2억명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선 1인당 소득이 1만달러 이상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그랩이나 고젝과 같은 동남아 현지에서 발원한 기업들이 슈퍼앱에 등극하면서 시장을 장악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 플랫폼 기업들이 최근 한류 바람을 타고 다시 시장에서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이번에 태국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지난해 법인을 설립해 준비를 해왔다. 카카오는 별도 앱을 통해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라인은 일본, 대만 외에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전략 톱4 지역으로 보고 있다. 라인 인도네시아 법인은 라인과 라인 오픈챗, 라인 스플릿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라인 베트남법인은 2개의 개발센터를 세웠다. 네이버는 라인과 별도로 최근 동남아에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인도네시아 엠텍에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엠텍은 인도네시아 현지의 CJ엔터테인먼트라고 평가를 받는 회사로 이 회사를 통해 스토리텔링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사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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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법인을 두고 있는 네이버는 최근 현지 최고 명문 공과대학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과 함께 인공지능(AI) 분야의 연구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산학협력을 진행할 전용 연구 공간 'HUST-네이버 AI 센터'도 열었다.


베트남은 국내 AI 개발 인력이 최근 인플레 현상을 겪으면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최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상장한 쿠팡은 첫 해외 사업 지역으로 싱가포르를 낙점했다. 15명의 인원을 신규 채용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쿠팡은 해외 직구 서비스를 위해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 적이 있는데, 이번 인력 채용은 해외 직구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직구매를 통한 풀필먼트 배달 사업이 나라마다 유통 환경이 달라 다른 나라에서 적용하기 어렵지만, 싱가포르는 도시 국가 형태이다 보니 쿠팡이 현재 사업 모델을 해외에도 적용할 만한 첫 행선지로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베트남 시장에서 '배민(BAEMIN)'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배달의민족은 2014년 라인과 손잡고 일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당시 음식 배달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일본 시장 상황상 조기 철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진출한 베트남 배달 시장은 달랐다.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B급 감성 마케팅'으로 베트남 현지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호찌민시와 하노이시 중심 지역에서의 업체별 라이더의 노출 빈도, 업소와 시장에서의 업체별 주문 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배민은 호찌민시에선 주요 경쟁사인 그랩푸드 등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세 뼘짜리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을 출시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 뼘짜리 가방'은 베트남 전래동화에 나오는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이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기를 꺼리는 현지 정서를 고려해 전신을 가릴 수 있는 의류를 라이더에게 나눠주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베트남 사업 진출 초반과 현재를 비교하면 일일 평균 주문 수는 서비스 시작 초창기에 비해 약 200배에 달하는 상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딜리버리히어로(DH)와 설립한 싱가포르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를 통해 아시아 15개 나라에서 음식 배달, 공유 주방, 퀵커머스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해외 법인 콜은 3500만건으로 전년 대비 6배 늘었다. 일본, 베트남 등 해외 법인 총상품판매액(GMV)은 230% 증가한 6600만유로(약 884억9940만원)를 기록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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