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 동남아도 '페이' 열풍…고객 4배 늘었죠

입력 2021/04/30 04:01
수정 2021/05/11 17:52
루벤 라이 그랩파이낸셜 대표

핀테크 향한 차량공유서비스
소상공인대출상품·후불결제
혁신 통해 디지털금융 선도
"소외된 이들에 길 열어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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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은행 등 기존 금융사가 외면해온 '빈칸'을 채우는 일이 화두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 그랩의 금융 자회사인 '그랩파이낸셜'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루벤 라이 그랩파이낸셜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랩파이낸셜은 아세안 6개 주요국에서 전자화폐에 접근한 최초의 핀테크 플랫폼"이라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제도권 금융의 길을 열어줄 더 많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 대표는 2018년부터 그랩파이낸셜을 이끌고 있다.

그랩파이낸셜은 결제와 송금 보험 대출 투자 등 금융 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선 그랩파이낸셜은 '판매자'와 '고객'을 이어준다. 네이버가 네이버쇼핑에서 온라인 사업자들과 소비자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랩파이낸셜은 기존 금융사 문턱이 높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던 그랩 운전자 등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최대 10만싱가포르달러(8500만원) 상당의 운전자 사업자금 대출이 대표적인 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최근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선보인 '스마트스토어 신용대출'과 비슷한 콘셉트다.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이 혁신금융 서비스로 시작한 '후불결제' 서비스 역시 그랩파이낸셜이 먼저 시작했다. 바로 'BNPL(Buy Now Pay Later)' 상품이다. 일정 조건을 만족한 고객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구와 옷 등을 무이자 할부로 결제할 수 있다.

그랩파이낸셜은 지난해 8월 소액 투자 서비스인 '오토인베스트'도 선보였다. 그랩 결제 때마다 1싱가포르달러부터 원하는 금액을 정해 투자하는 서비스다. 소액으로 시작하는 투자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은 10개월 만에 계좌 320만개를 돌파했다.


그동안 고액 자산가 위주로 영업했던 기존 금융사와 정반대 관점에서 시장을 들여다본 게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동전 모으기(모바일 결제 뒤 잔돈으로 자동투자)'와 '알 모으기(모바일 결제 리워드를 펀드에 투자하는 것)' 등 서비스로 1000원 미만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그랩파이낸셜은 코로나19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그랩의 총 결제금액은 89억 달러(9조9653억원)에 달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02%이다. 라이 대표는 "코로나19는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더욱 널리 사용될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신용카드를 긴급재난지원금 유통로로 이용했지만 말레이시아 정부는 그랩페이를 적극 활용했다. 그랩페이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인 'ePENJANA'의 전자지갑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재난지원금처럼 말레이시아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지급한 50링깃(약 1만4000원)도 그랩페이를 통했다. 그랩파이낸셜 모회사인 그랩은 올해 안에 나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그랩은 현재 396억달러(약 44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랩파이낸셜의 올해 목표는 싱가포르에서 도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랩파이낸셜은 싱가포르 전기통신 기업인 싱텔과 손잡고 지난해 12월 싱가포르통화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됐다. 라이 대표는 "싱가포르의 40% 넘는 사람들이 금융소외계층"이라며 "올해 그랩의 금융 서비스를 더 많은 전자상거래와 소매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싱가포르 디지털 은행을 키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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