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춘들의 '대출 돌려막기'…3곳이상 빚진 20대 급증

입력 2021/05/03 17:43
수정 2021/05/03 20:01
증가율 97%, 타연령대의 2배
가계대출도 60대 이어 2위
신용이력 없이 목돈 필요하니
여러 금융사서 대출 돌려막기
주식·가상화폐 '빚투'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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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춘들이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빚을 늘리는 사례가 폭증하고 있다. 20대는 코로나19 사태로 취업이 막히고 사업하기도 여려운 이중고를 겪으면서 여러 금융사에서 닥치는 대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는 대개 제2·3금융권에서 돌려막기식으로 대출받는 행태가 많아 부실 우려가 크다.

3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NICE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기업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중 20대는 4077명으로 전년 2068명에 비해 97.2%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기업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중 30대는 3만2644명으로 전년 대비 59.6%, 40대는 50.3%(6만7894명), 50대는 50.3%(6만139명), 60대 이상은 69.5%(3만96명) 늘었다.

지난해 20대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증가율은 예년과 비교해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19년 2년 동안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증가율은 60대 이상이 20%대 후반으로 매년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40대, 10대, 20대 순으로 10%대 후반~중반에 머물렀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 연령대에서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가 늘었는데, 유독 20대가 더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대의 다중채무 확대는 가계대출 부문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 중 20대는 31만9232명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다. 이는 지난해 60대 이상 가계대출 다중채무자(50만5664명) 증가율 6.8% 다음으로 가장 높다. 다른 연령대는 30대(96만2838명)가 2.7%였고 이어 40대(136만6115명) 1.7%, 50대(111만4013명) 0.2%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0대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업과 사업에서 직격탄을 맞은 게 다중채무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돈이 필요하지만 신용이력이 없다 보니 금리가 높더라도 제2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여러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게 됐다는 것이다. 또 사업을 하더라도 양질의 사업보다는 음식 배달업이나 소규모 창업 등에 많이 뛰어들면서 부족한 돈을 여러 금융사에서 사업자대출로 메웠다는 설명이다. 현재 배달 라이더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 등 경기 악화에 따른 고용 충격이 20대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줬다"며 "단기 알바 일자리도 크게 사라져 20대의 소득이 줄었고, 사업을 하더라도 물류 배달 등 지속가능성이 약한 게 많아 20대 다중채무가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주식과 가상화폐 열풍도 제기됐다. 20대가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만큼 이에 대한 자금 수요가 일부 다중채무로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대가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은 여러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빌린 돈이 투자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연관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중채무는 서로 다른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뜻하는데 대개 1금융권(은행)에서 빌리지 못해 2금융권(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 종금사 등)이나 3금융권(대부업체)에 의지하는 사례가 많아 부실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이른바 돌려막기까지 포함돼 부실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 의원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 채무 재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근본적으로는 취업과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정책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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