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0년 주담대 도입에 채권 떠넘길라…은행들 '긴장'

입력 2021/05/04 17:21
수정 2021/05/06 10:04
은행 대출위험 관리 어려운데
주택저당증권 떠안을수도
"금리 상승기엔 폭탄 가능성"
정부가 추진 중인 만기 40년 초장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도입을 앞두고 은행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출을 장기로 받으면 월 상환 부담이 줄어들지만 은행들은 대출 위험 관리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주택채권을 기본자산으로 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은행에 떠넘긴다면 채권 보유에 대한 위험 관리까지 떠안아야 하는 입장이다.

4일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40년 모기지 도입을 위해 만기 20~30년 초장기 주택저당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 채권으로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9일 이르면 올해 7월 만 39세 미만 청년과 혼인 7년 내 신혼부부 대상 40년 만기 정책모기지 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대출 만기를 늘려 매월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3억원을 40년 만기로 대출받으면 월 상환 금액은 104만원(이자 연 2.75%)으로 30년 만기(122만원)에 비해 18만원(15.1%) 줄어든다. 40년 모기지는 기본적으로 주택금융공사가 20~30년 만기 채권 등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실수요자들에게 대출해주는 구조다.

A씨가 시중은행을 찾아 연 3%대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형식이지만 실질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관련 원리금을 상환받을 권리를 주택금융공사로 넘기고 주택금융공사에서 이 권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채권시장에는 만기 20년 이상의 초장기 채권을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0년 모기지 대출 수요가 몰리고 그만큼 MBS 발행이 늘어난다면 과거 안심전환대출 때처럼 은행을 강제 동원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역마진 가능성도 높고 특히 금리 상승기에는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만기가 긴 장기채일수록 가격 하락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른 채권과 비교해 금리 메리트라도 있어야 하는데 올해 초 발행된 안심전환대출 관련 MBS 금리는 연 1.6~1.8% 수준이었다.

한편 주금공 관계자는 “30년만기 MBS 수요자가 충분한 만큼 은행 측에 떠넘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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