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해만 1조2천억 몰렸다…2030도 관심 TDF 인기몰이

입력 2021/05/06 22:51
수정 2021/05/07 08:30
생애주기 맞춰 자산배분하는
TDF 설정액 현재 5조원 육박
올해 들어서만 1조2천억 몰려

젊었을땐 고수익 고위험 투자
은퇴다가올땐 안정적 자산으로

KB·미래에셋·한국투자운용 등
1년 수익률 30~40%대로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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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 배분을 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은퇴 이후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TDF는 은퇴 시점을 정해 두고 주식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금융상품이다. 투자자가 자산이 필요한 시점인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목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자산 배분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등 맞춤형 자산 배분을 해 매년 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으로 TDF 상품에는 통상 특정 연도가 함께 붙는다. 근로자는 TDF에 명시된 시기를 기준으로 펀드를 선택할 수 있고, 특정 TDF를 선택하면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자산 구성이 조절된다. 가령 2040년에 은퇴할 예정이라면 2040이 TDF에 표기돼 있다. 은퇴 예상 시기가 늦을수록 채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주식 보유 비중이 높아지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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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펀드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에는 올해 들어서만 1조1906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125개 TDF에 총 4조8592억원이 설정돼 있다. 순자산가치는 6조6608억원에 이른다. 최근 5년 새 TDF 숫자와 설정액은 꾸준히 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 말 기준 26개 펀드 85억원이 설정돼 있었지만, 2016년 756억원, 2017년 6476억원으로 설정액이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115개 펀드 설정액은 3조6685억원으로 5년 새 430배 이상 증가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도 퇴직연금의 다른 운용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며 "같은 예금이라 해도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 배당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퇴직연금 기대 수익률 역시 덩달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퇴직연금 자산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단독으로 혹은 다른 회사와 함께 설립한 수탁법인에서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가입자들 중 퇴직연금 자산 운용 지시를 분명히 하지 않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도입 여부도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 중이다. 디폴트 옵션 도입 시 TDF도 기본 투자 상품의 하나로 포함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적립금 운용에 대해 근로자의 구체적인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생애주기펀드 등 적격 투자 상품에 적립금을 자동으로 운용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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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퇴직연금 투자 시장 확대가 예상되며 맞춤형 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 1년 새 설정액이 가장 많이 유입된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투자신탁으로 1년 새 2225억원 이상이 유입됐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알아서2045증권투자신탁은 최근 1년 새 723억원이 유입됐고, KB자산운용의 온국민TDF2020증권투자신탁에도 604억원, 삼성자산운용의 한국형TDF2030증권투자신탁H에도 483억원이 유입되며 유입액이 많은 상위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상품의 1년 수익률 역시 30~40%대로 높은 편이었다. KB자산운용 온국민TDF2050증권투자신탁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44.21%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45증권자투자신탁 역시 1년 새 수익률 38.92%를 기록했고, 한국투자TDF알아서2040증권투자신탁 수익률은 37.91%였다.

최근 3개월로 기간을 좁힐 경우 삼성자산운용 TDF 수익률이 높은 편이었다. 이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TDF2055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 7.69%를 기록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3년 새 TDF 적립액의 절반 정도가 퇴직연금 자산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TDF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기본 투자 상품으로 활용돼 왔고,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DC형 퇴직연금인 401k에 근로자의 자동 가입 방식, 디폴트 옵션 방식이 결합되면서 가입자가 늘고 TDF에 자금이 몰려들었다.

국내 TDF 시장 역시 최근 급격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향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TDF 순자산은 전체 공모펀드 순자산(242조3000억원)의 1.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73조5000억원)과 비교해도 4.5% 수준에 불과하다.

홍 연구위원은 "향후 TDF는 DC형 퇴직연금의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퇴직연금 자산 운용에서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퇴직연금 도입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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