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1위 게임 회사 넥슨 "이렇게 잘나갔어?"

입력 2021/05/22 20:00
수정 2021/05/22 21:11
[홍키자의 빅테크-20] 국내 1위 게임회사는 어디일까요? 엔씨소프트? 넷마블? 아니죠. 넥슨이죠. 넥슨 게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건데요. 학창 시절에 '바람의나라' '피파 온라인4' '카트라이더' 등은 모두 한 번씩 해봤죠. PC방에서 친구들과 카트라이더 한판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PC게임들은 이제 모두 모바일게임으로도 출시됐고요. '바람의나라: 연' '피파 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으로 모바일에서도 넥슨 게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넥슨은 게임업계 최초로 2020년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넥슨은 2020년도 연간 매출 3조1306억원, 영업이익 1조1907억원을 기록했죠. 게임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의 같은 해 연간 매출은 2조4162억원이고, 영업이익은 8248억원이었고요. '마구마구' '세븐나이츠2' 게임 등을 보유한 넷마블의 연매출은 2조4848억원, 영업이익은 2720억원이었죠.

이들 기업의 매출이 감이 안 온다면 네이버와 카카오와 비교해 보면 한눈에 보입니다. 네이버의 2020년 매출은 5조3041억원이었고요. 영업이익은 1조2153억원. 카카오의 연매출은 4조1567억원, 영업이익은 4560억원이었습니다. 그러니 넥슨이 네이버 수준으로 벌고 있는 것인데, 심지어 영업이익률이 더 좋죠.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은 대체 어떻게 돈을 벌고 있을까요?

493951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넥슨 성남 사옥. /사진=매경DB



모바일 매출만 전년 대비 60% 성장


넥슨의 실적은 모바일게임이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연간 모바일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60%나 성장했는데요. 매출은 1조371억원이었고요. 역대 최대 기록이었죠. '바람의나라: 연' '피파 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신작 흥행 덕을 봤고요. 2019년 출시된 'V4'도 장기 흥행 중이죠. 'V4'는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얼마나 성공적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느냐거든요.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등은 PC 기반으로 대흥행했고, 모바일로 재탄생했는데도 인기가 있다는 얘기죠. 즉 모바일 시대에도 PC의 IP가 계속해서 빛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왜? 아직도 PC 기반으로 대흥행을 이뤄낸 게임이 넥슨에는 많거든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크레이지아케이드' '어둠의전설' 등이 있죠.

"넥슨이 이렇게 잘나갔어?"라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 기업이 한국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주가가 매일 오르는 모습을 봐야 체감이 팍 되는데, 그렇지 않아서죠.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넥슨 게임사의 명칭은 '넥슨코리아'인데요. 넥슨은 현재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됐죠. 같은 회사냐고요. 아니요. 일본에 상장된 '넥슨'은 넥슨코리아의 지분을 100% 보유한 일본 법인입니다.

그럼 일본 기업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일본 법인 넥슨 지분을 28.7% 보유한 한국의 기업 NXC(엔엑스씨)가 모회사죠. NXC는 김정주 창업자가 설립했고요. NXC의 투자전문사 'NXMH B.V'도 일본 법인의 지분 18.9%를 보유하고 있으니 한국 회사죠. 쿠팡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것처럼, 넥슨은 일본에 상장했다고 보면 됩니다.

'넥슨의 매출은 대부분 중국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매년 1조원은 훌쩍 넘겼는데요. 주로 던전앤파이터 로열티에서 벌어들이는 돈이었죠. 하지만 중국에서의 매출은 꾸준히 하향세입니다. 올해 1분기 중국 내 매출은 2710억원 수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하락했거든요.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사전등록만 6000만명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 직전에 중국 정부 제동으로 지연됐고 그 이후로 매출이 쪼그라들었습니다.


2019년 전체 매출 중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52%로 높았는데, 확 줄어든 것이죠.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며 매출이 줄어든 것은 당장은 안 좋은 시그널이죠. 중국 시장은 거대 게임 시장이니까요.

인건비 상승 이슈, 넥슨에 악재일까


넥슨이 최근 파격적인 임금체계 상향 개편을 발표한 것은 1분기 실적을 다소 악화시킨 측면이었는데요. 모두 '개발자 확보 대란'에서 펼쳐지는 것입니다. 넥슨은 신입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적용하고 재직 중인 직원의 연봉도 파격적으로 일괄 800만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죠.

어쩔 수 없는 조치였을 수도 있습니다.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등 시장을 주도하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모두 개발자 초봉을 올리면서 개발자 빼오기 전쟁을 벌이고 있거든요. 쿠팡만 해도 지난 2월 개발자 초봉 6000만원을 선언했고요. 배틀그라운드 회사 크래프톤이 6000만원을 따라갔죠. 여기에 엔씨소프트도 5500만원, 넥슨도 5000만원 수준으로 올렸어요. 지난해 대졸 신입 사무직 평균 초봉이 3347만원이고, 삼성전자 대졸 신입사원 초봉도 4500만원 수준이니 꽤 높은 금액이긴 하죠.

개발자 연봉 인상 이슈는 어디로 연결되느냐면, 스타트업과 중견기업의 개발자 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개발자들에게 일부 개발 업무를 맡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이전에는 개발 외주 기업들이 중국, 인도에 본사를 둔 곳이 많았는데, 그쪽도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동남아 지역으로 개발자 구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죠.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특히 베트남 지역의 IT 개발사들이 국내 기업과 관계를 맺습니다. 이미 'S3코퍼레이션' '애자일테크(AgileTech)' '인앱스(inapps)' 등 다수의 베트남 기반 업체들은 협력관계를 맺었는데, 이들 업체 중에서는 한국인을 대표로 선임하거나 임원·개발팀장을 맡기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왜 베트남이냐고요? 베트남은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꼽히고, 교육 수준도 높으니까요.

493951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넥슨의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사진=넥슨



확률형 아이템發 '신뢰도' 문제 해결해야


넥슨이 올해 실적 기록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바로 메이플스토리 사태로 벌어진 신뢰도 추락 문제를 잘 매듭짓는 데 있습니다.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죠. 넥슨은 지난 2월 메이플스토리의 '환생의 불꽃' 아이템 등을 업데이트하면서 '랜덤이었던 아이템 확률을 균등한 확률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가 뭇매를 맞았습니다. 각종 게임 유저들이 "지금까지 균등한 확률이 아니었냐"며 목소리를 높였고요. 실제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위해 돈을 지불해오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아이템 강화의 확률이 다르다는 게 조작으로 느껴졌죠.

이후 사태가 심각해지고 여타 게임업체에도 논란이 옮겨붙자,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메이플스토리부터 시작해 '유료 강화·합성류' 정보를 전면 공개하기로 한 것입니다.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유저 이탈을 막을 순 없었죠. 메이플스토리가 주력 게임이긴 하니까, 여기서부터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합니다. 유저들에게 추가 보상안을 줄줄이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마음을 사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실적 경신의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홍성용 기자]

'홍키자의 빅테크'는 IT, 테크, 스타트업,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지금 홍성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구독 바로가기)하시면 매주 일요일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만날 수 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