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효 미생물의 신비…수십, 수백년까지 깊은맛 유지

입력 2021/06/10 04:01
씨간장 깊은 풍미의 근원은

콩 발효과정에서 생성된 효소
사멸해도 되살아나 계속 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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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간장 맛을 결정한다는 씨간장. 왜 햇간장에 씨간장을 더하면 풍미가 높아지는 걸까. 그것은 발효과정에서 생긴 씨간장 내 미생물의 발효 작용 때문이다.

2019년 최웅규 한국교통대 식품공학과 교수팀이 전국에서 1년에서부터 7년까지 장기 숙성된 30종의 한식 간장을 분석한 결과, 발효에 영향을 미치는 세균과 곰팡이와 효모 수 역시 숙성 기간에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감칠맛에 영향을 미치는 아스파트산(Aspartic acid)과 글루탐산(Glutmic acid) 등 유리 아미노산의 함량이 1년 미만 숙성 간장보다 7년 정도 장기 숙성하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과학적인 사실이 하나 숨어 있다. 콩에는 단백질이 40%, 지질이 20%, 섬유질이 5% 존재한다.


콩을 발효하면 자연의 미생물들이 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효소를 분비한다. 단백질분해효소, 전분분해효소, 지질분해효소, 섬유소분해효소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 전통 간장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맛이나 향 역시 고초균이 분비하는 효소에서 비롯된다. 고초균은 공기, 땅 등에 널리 존재하지만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 효소다.

이 효소는 뜨거운 열을 가해 달이면 사멸한다. 하지만 놀라운 반전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포자를 형성하면서 되살아나는 것이다. 적절한 환경이 되면 효소가 포자로 깨어나 다시 효소를 분비한다.

씨간장도 마찬가지다. 맛과 향이 풍부해지는 것 역시 씨간장의 포자형성균으로 생존한 발효 미생물 때문이다. 그래서 장의 달임 공정이나 수십 년, 수백 년의 시간에도 끄떡없이 그 깊은 맛이 유지된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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