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험금 카톡 청구 시대 온다…카카오 디지털 금융왕국 잰걸음

입력 2021/06/10 17:31
수정 2021/06/10 21:37
금융위, 카카오손보 예비인가

기존 보험 외면했던 '틈새'
생활밀착형 소액보험 집중
카톡서 보험금 청구도 가능

은행·증권·보험 품은 빅테크
금융사도 지각변동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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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보험업 예비인가를 받아 보험업 진출을 향한 첫 문턱을 넘었다. 빅테크의 첫 보험업 진출이다. 카카오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업을 망라하는 사실상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빅테크와 금융지주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페이 보험업 예비허가를 내줬다고 10일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예비허가 뒤 6개월 안에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 카카오손해보험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는 그동안 금융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해왔다. 2014년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2017년 4월 카카오에서 분사한 뒤 신용 조회, 대출 비교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 2월 카카오페이증권이 출범했다. 카카오는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출범해 은행업에도 진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165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했다. 수신잔액은 26조690억원, 여신잔액 22조7203억원에 이른다.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도 지난달 말 기준 400만개를 돌파했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과 기술, 풍부한 데이터 등이 카카오의 성공 비결으로 꼽힌다.

다만 카카오는 보험업에는 쉽사리 뛰어들지 못했다.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대면 영업이 주인 보험업 특성 때문이다. 당초 카카오페이가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손보사를 만들려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를 둘러싸고 양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제휴는 무산됐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생활 밀착형 보험'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액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친구와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 보험, 휴대전화 파손 보험 등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테크인슈어런스 기반 보험의 새로운 트렌드와 혁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손해보험이 지향하는 모델은 중국 온라인 전문 보험사 '중안보험'과 미국 인슈어테크 기업 '레모네이드'다. 중안보험은 알리바바가 텐센트, 평안보험과 손잡고 2013년 설립한 보험사다. 보험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으로 MZ세대 고객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반송비를 보장해주는 '반송보험' 보험료는 약 1위안(174원)이다. 레모네이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가능하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카카오톡' 플랫폼도 적극 활용한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앱에서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하고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보험금 지급 시간도 단축한다. 카카오톡에서 보험 상담도 가능해진다.

카카오의 다양한 계열사도 카카오손해보험의 강점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카카오톡과 카카오키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커머스 등과 손잡고 여러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키즈와 연계한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커머스와 함께 반송비를 보장해주는 반송보험도 가능하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소액 보험으로 자리 잡은 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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