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금을 이렇게 써도 되나요"…2천억짜리 일회용 스키장

이지용 기자박동환 기자
입력 2021/06/11 17:26
수정 2021/06/11 21:26
환경부·환경단체 요구에
평창올림픽 경기장 철거 결정

정선군민 "관광효과 있다" 반대
곤돌라만 한시적 운영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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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조성한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을 철거해 산림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곤돌라는 복원 준비 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한 후 역시 철거할 예정이다. 200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들여 공사한 스키장인 만큼 올림픽 기간에 한 번 쓰고 부수는 주먹구구식 행정과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1일 국무조정실·환경부·산림청이 공동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가리왕산 복원을 위한 협의회 결정을 수용하고 가리왕산 복원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은 복원 작업을 시작한다.

곤돌라는 복원 준비 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운영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3년 동안만 운영되며 올해 안에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2024년 말까지만 운영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추후 임시 운영 기간이 끝나게 되면 정부가 곤돌라 시설 유지 여부를 검토한 후 결정하게 되며 검토 기준·방법 등도 정부에 일임될 전망이다. 다만 안전사고와 자연재해 발생 등 곤돌라 시설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운영 기간 중이라도 강원도 정선군과 협의해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경기장과 곤돌라로 관광 활성화 효과를 얻는 정선군을 비롯해 군민들·스키인들은 기왕 세금을 들여 만든 시설을 일부라도 보존하기를 원했다. 이러한 갈등으로 국무조정실 산하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수개월간 논의를 진행한 끝에 결국 가리왕산 전면 복원으로 결정된 것이다.

전면 복원 결정에는 환경단체·환경부의 복원 주장과 함께 애초 인허가 당시 산림청이 추후 복원 등을 전제 조건으로 허가를 내준 배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별달리 활용되지 않으면서 해당 경기장 유지에 매년 투입되는 유지·관리비 등도 부담이 됐다. 그러나 수천억 원을 들인 시설인 데다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스키인 등은 기왕 지은 시설에 대해 합리적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철거하는 데 따른 불만이 여전하다.

복원이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 상태로 완벽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 길승호 강원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교수는 "기술적으로 완전한 복원을 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길 교수는 "스키장을 건설하면서 기존에 토양이 지니고 있던 유기물 함량, 토성 등 관련 변수를 공사 이전 상태로 바꾸려면 상당한 시간과 돈이 든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원도는 2018년 수립한 '가리왕산 생태복원 기본계획'에서 알파인 경기장 복원 비용으로 692억원이 드는 것으로 봤다. 산림청은 복원을 위해 1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복원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 전망이다.

[이지용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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