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중기제품 구입한다더니…정부부처 5곳 구매 '0원'

입력 2021/06/13 17:18
수정 2021/06/13 23:06
혁신제품 구매사업 분석

올해 목표액 5천억 달하지만
지난달까지 집행률 11% 그쳐
국토부·조달청등 한푼도 안써
기술갖춘 中企지원 취지 무색
57070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정부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적극 구매해 시장 확대를 돕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혁신조달 사업이 각 부처 무관심 속에서 공회전하고 있다. 아예 올해 구매 실적이 '제로(0)'인 부처도 상당수 존재한다. 각 부처가 설정한 혁신구매 목표에 비해 집행률이 심각하게 저조한 것이다. 이대로 가면 연말에 목표액 채우기에 급급한 부처들이 불필요한 물품을 마구잡이로 구매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부 부처별 혁신조달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에 따르면 주요 부처 가운데 올해 5월 말 기준 혁신제품 구매 실적이 없는 곳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조달청 특허청 등 5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매 실적이 있는 부처도 집행률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5월 말 기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목표액 20억5000만원의 25% 수준인 5억3000만원을 집행했으며 행정안전부는 25억6000만원 중 3억5000만원(13.6%)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회의 자료에 "혁신구매목표제 달성과 시범구매 예산 집행 실적이 저조하다"며 "5월 기준 혁신구매목표제 실적이 목표 대비 11.4%에 불과해 집행률이 낮고 집행 실적이 없는 기관도 다수 존재한다"고 썼다.

정부는 각 부처가 수요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혁신제품 지정 건수를 대폭 늘리고 구매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하는 등 제도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그러나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난 혁신구매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공공부문 전체 혁신구매 목표액은 5477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혁신조달 활성화를 위해 올해 조달청에 혁신제품 시범구매사업 예산으로 445억원을 배정했는데, 이 예산도 5월 기준 집행률이 15.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혁신조달 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데는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제품 자체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 등 현실적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조달혁신위원회 위원인 이원희 한경대 교수는 "혁신조달제도의 방향성은 좋지만 현장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해 제도의 활용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