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차산업혁명 올인해야 선진국 추격 가능"

김정환 기자
입력 2021/06/13 17:18
수정 2021/06/13 20:23
김태유 서울대교수 인터뷰

기간산업 위한 규제 만들지말고
기업이 뛰놀수있는 환경 조성을

돈버는 기업 늘려 세수 확보
세율 인상은 단세포적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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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간 경제학과 공학, 역사학을 넘나들며 '통섭'해 온 노학자는 신랄했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의 탈출 해법을 담은 저서 '한국의 시간'으로 최근 학계에서 파장을 일으킨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 얘기다. 노무현정부 초대 정보과학기술 수석보좌관을 지낸 그는 정권마다 과학기술부·산업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지만 후학 양성과 저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국가 발전 처방을 듣기 위해 최근 서울대 공과대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진국을 추격할 방법은.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국가채무를 늘려서라도 미래 투자에 나서야 한다. 기술에 투자하면 나중에 빚으로 남지 않고 이윤으로 회수될 수 있다.

―투자 재원 마련은 어떻게.

▷세율을 올리는 것은 단세포적인 발상이다.


대폭적인 규제 완화로 세금을 낼 수 있는 기업을 많이 만들어 세수를 확대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해 담세능력이 커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어느 부문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야 하나.

▷4차 산업혁명에는 기간산업이라는 게 없다. 이제 정부가 먹거리 산업을 지정해서는 안 된다. 규제를 혁파해 기업가들이 제각기 잘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하면 된다.

―어떻게 규제를 풀 수 있는가.

▷공직사회 개혁이 답이다. 우리나라에 규제가 많은 이유는 민간기업에 특정 기간산업을 떠맡기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뤘기 때문이다. 규제를 잘해서 성공한 공직사회를 이제 규제를 풀어서 성공하는 새로운 공직사회로 바꿔야 한다.

―공직 개혁의 세부 방안은.

▷순환보직제를 없애고 직무군 제도를 도입해 일반 행정관료를 전문 정책관료로 바꿔야 한다. 지금 공직제도는 아마추어 조기축구회와 같다. 오늘은 공격수였다가 내일은 수비수로 뛴다. 소속팀은 바뀌지 않지만 선수 포지션이 바뀐다. 반면 프로팀에서는 소속팀이 바뀌더라도 선수 포지션을 잘 바꾸지 않는다.


이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고, 비전문가와 전문가의 차이다. 선진국은 동일 직무에서 4~5년 이상 복무하는데, 우리는 승진에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보가 잦아 직무에 숙달될 만하면 다른 직책으로 이동한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해법은.

▷범부처적으로 유사한 업무를 묶어 10개 내외의 직무군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국토·환경을 한 묶음으로 하고 과학·교육·문화, 재정·경제 등 직무군을 신설해 승진과 전보는 같은 직무군에서만 이뤄지도록 하되 부처 간 벽을 넘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확장하기 위한 방안은.

▷다품종 소량 맞춤형 생산을 하는 4차 산업혁명은 물동량이 폭발하는 시대다. 한반도를 경유하는 북극항로를 선점해 경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는 2030년께 상시 운항이 가능해진다. 러시아와 협력해 한국형 북극항로 전용선을 개발하면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북극항로와 연해주 개척을 놓고 러시아와 전천후 협력에 나서야 한다.

▶▶He is…

△1951년 부산 출생 △1970년 서울대 공과대 △1987년 서울대 자원·산업공학과 교수 △2003년 대통령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명예교수

[김정환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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