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씨티銀 매각전 군살빼기…7년 만에 희망퇴직 예고

입력 2021/06/16 17:27
수정 2021/06/16 17:28
고임금에 인수 후보들 난색
소매금융 털기위한 고육지책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기로 하고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씨티은행이 7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할 전망이다. 16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유명순 은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띄운 'CEO 메시지'에서 "저와 경영진은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로 여러분이 느끼실 걱정과 염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매각에 따른 전직,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를 통해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매각이 이뤄지면 소비자금융 사업을 인수한 회사로 적을 옮기는 것과 함께 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로 한 '기업금융'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거나 자발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여러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유 행장이 'CEO 메시지'를 통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그동안 '매각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돼 온 높은 인건비 문제를 일부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6월 기준 씨티은행 전체 직원의 평균연령은 만 46.5세로 다른 시중은행보다 크게 높은 편이다. 작년 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이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200만원을 기록한 것도 '인력 선순환'이 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씨티은행은 2012년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평균 36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이때 199명이 은행을 떠났다. 2014년에는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자 650명이 짐을 쌌다.


하지만 2017년에는 대대적으로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비용 부담 문제로 씨티그룹 본사 승인이 나지 않아 희망퇴직을 시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7년 만에 희망퇴직을 받을 경우 적지 않은 직원이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희망퇴직을 대거 실시한다면 씨티은행이 추진하는 매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은행 안팎에서는 유 행장의 메시지를 두고 통매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부분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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