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與, 정부 '재난지원금 70% 선별지급안' 또 반대…"선별지급 국민차별"

이지용 기자, 이석희 기자
입력 2021/06/20 16:12
수정 2021/06/21 08:18
4인가구 月소득 731만원 넘는
소득 상위 30%는 대상서 제외
신용카드 캐시백 혜택 통해
고소득층 소비 활성화 효과

민주당 '전국민 지급안' 고수
이재명지사 "차별안돼" 가세
홍 부총리와 충돌 불가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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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마련되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최상위 고소득층은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가 소비를 전제로 신용카드 캐시백을 지급하는 여당 제안을 기획재정부가 받아들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금전적 여유가 있는 소득 상위 30%는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당과 내년 대선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차 '전 국민' 지급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작년 1차 재난지원금 때처럼 또 한번 당정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정부와 여당에 따르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최상위 30% 고소득층을 제외하고 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전자화폐 형태로 지급하는 방안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작년 1차 지원금 지급 때도 정부는 막판까지 하위 70%에 대한 선별 지급을 주장한 바 있고 이번에도 하위 70% 지원안이 당연히 검토 안에 포함돼 있다"며 "부자들에게는 40만~50만원 나눠주는 것보다 캐시백을 통해 쓴 만큼의 소비 혜택을 더 돌려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조건 없는 지원금인 반면, 신용카드 캐시백은 더 많이 소비한 사람에게 주는 조건부 지원금인 셈이다. 작년 5월부터 지급된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은 당시 여당과 청와대가 선별 기준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면서 결국 전 국민 지급으로 선회했다. 대신 예산 절감을 위해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금 '기부'를 독려했다.

당정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검토 중인 소득 하위 70% 이하는 중위 소득 150% 이하와 소득분포상 일치한다. 우리나라 전체 2100만가구 중 1400만가구에 해당한다. 매년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정하는 기준 중위 소득의 150%는 올해 △1인 가구 월 274만원 △2인 가구 463만원 △3인 가구 598만원 △4인 가구 731만원 △5인 가구 864만원 △6인 가구 994만원이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만 지원금을 지급하면 이 기준보다 소득이 적어야 지급이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정부 방침에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민생과 경제 회복의 방점이 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구체적인 안을 6월 국회에서 논의하겠다"면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내수 진작과 경기 부양을 위한 마중물이자 경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소비 진작 효과가 해외 유사 사례에 비해 1.8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경기 부양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1위 대선 주자인 이재명 지사도 '선별 지급은 국민 차별'이라며 전 국민 지급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는 이날 "세금을 더 내는 상위 소득자도 국민"이라며 "70%로 제한하면 그보다 10원 더 버는 70.01% 해당자는 배제되어 소득역진이 발생하고, 옆집보다 10원 더 번다고 배제를 쉽게 수용할 국민은 없다"고 했다. 또 선별 지급을 했던 2~4차 재난지원금보다 전 국민에게 지급했던 1차 재난지원금의 내수진작 효과가 더 높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든 국민에게는 차별 없는 개인별 지역화폐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번 2차 추경 편성 논의 과정에서 세 가지 원칙을 분명히 했다. △초과세수 내 지급 △선별 지급 △일부 채무상환 사용 등이다. 그는 1차 추경 편성 논의 때 '지지지지(知止止止)'란 표현을 쓰며 보편 지급에 반대의 뜻을 보인 바 있다. '지지지지'는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부총리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표 등을 각오한 표현이라는 해석도 많아 국회에서 추경을 논의하는 과정에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용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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