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인 '무더기 상장폐지'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입력 2021/06/21 17:40
수정 2021/06/21 20:42
"업비트 일방통보 부당하다"
피카프로젝트, 무효소송 내

"상장위해 코인 상납" 폭로에
업비트는 "허위사실" 발끈

피카 폭로전은 빙산의 일각
발행사·거래소 줄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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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상장폐지를 예고한 코인 '피카'의 개발사 피카프로젝트가 '업비트 상장폐지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잡코인' 솎아내기에 나서는 와중에 코인 개발사가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첫 소송이다. 피카프로젝트는 "업비트가 상장 대가로 '상장피(수수료)'를 요구했다"고 폭로했고, 업비트는 "허위 사실"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코인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21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피카프로젝트는 이날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거래지원종료결정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앞서 피카프로젝트는 지난 18일 업비트의 상장폐지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가처분 신청은 통상 긴급한 사건일 때 정식 재판 전에 진행하는 절차다. 가처분 첫 심문기일은 다음달 5일 열릴 예정이다. 피카 측은 법무법인 은율을, 업비트는 '빅3' 로펌인 김앤장과 태평양, 광장 등과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업비트의 무더기 상장폐지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피카 등 코인 25개를 '유의종목'으로 기습 지정했다. 유의종목 지정은 사실상 상장폐지로 가는 첫 단계다.

업비트는 일주일간 코인 개발사들의 해명을 들었으나 결국 오는 28일 피카 등 24개 코인에 대해 거래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피카프로젝트는 지난 2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업비트 측이 상장 대가로 상장피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업비트가 상장 기념 에어드롭 물량으로 피카 500만개(약 2억5000만원어치)를 요구했고, 이게 사실상 상장피였다는 주장이다. 거래소는 신규 가상화폐 상장 때 투자자들에게 코인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하는데, 이를 에어드롭이라고 한다.


또 피카프로젝트는 업비트가 전체 물량 중 3%만 이벤트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으로 옮겨 고점에서 매도해 이익을 본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강하게 항의하며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업비트는 이날 오전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업비트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거래 지원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는다"며 "이벤트에 사용하고 남은 가상화폐를 사용하거나 매매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업비트는 오히려 "피카코인의 실제 유통량이 상장 당시 발행 계획보다 약 2.7배 많아서 상장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피카프로젝트가 지난해 12월 상장 심사 당시 유통 계획보다 코인을 2억개 이상 추가로 유통했다는 것이다.

피카프로젝트는 사업 성장 속도에 따라 코인 유통량을 늘렸고, 투자자에게 모두 공시했다고 했다. 피카프로젝트는 상장폐지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모아 소송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피카프로젝트에 따르면 피카 투자자는 약 5000명으로, 투자자들은 평균 85%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무더기 상장폐지 코인에 포함된 퀴즈톡 역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근우 퀴즈톡 부사장은 "이번 업비트 상장폐지를 부당한 행위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어디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고머니2(GOM2) 발행사인 애니멀고가 업비트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는 법원이 업비트 손을 들어줬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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