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203호는 X, 204호는 부과'…종부세 '천만원 반올림' 땐 옆집끼리도 희비

입력 2021/07/14 17:15
수정 2021/07/15 07:13
與, 2% 종부세 오차 논란에
천만원 단위로 반올림 검토

10억7000만원 기준 부과돼
과세대상은 소폭 늘어나지만
소액 차이로 과세여부 갈려
국민 반발은 더 커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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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상위 2%'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을 '억원 단위'에서 '1000만원 단위' 반올림으로 수정을 검토 중인 가운데, 실제로 수정이 이뤄질 때는 더 큰 혼란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논란이 되는 2% 기준의 오차값은 줄어들지만 같은 층 앞집과 뒷집 간 수백만 원 단위 공시가 차이로 종부세를 내고, 안 내고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결국 '반올림'이라는 전무후무한 과세 기준을 동원하는 이상, 어떤 방식이든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조세소위원회를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2% 종부세 법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15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진 의원에게 "반올림으로 절사되는 상위 2% 공시가격을 억원 단위 미만에서 '1000만원 단위 미만'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 같은 여당의 문의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당초 억원 단위로 끊으려 했던 이유가 기존 종부세상 공제 기준이 억원 단위인 데다 비슷한 가격대 주택을 동일 그룹으로 묶어야 과세 예측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위 2% 주택 공시가격의 경곗값은 10억6800만원이다. 유 의원의 수정 의견 제시에 따라 100만원 단위에서 반올림을 해 1000만원 단위로 끊을 경우 종부세 부과 기준은 10억7000만원이 된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1일 기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A동 203호(전용면적 84㎡)의 경우 공시가격이 10억6500만원이다. 같은 A동 204호는 10억7200만원이다.


같은 층 같은 면적인데도 공시가격 700만원 차이 때문에 올해 70만원(1주택·세 부담 상한선 등 미반영) 수준의 종부세를 내고, 안 내고가 엇갈리는 것이다. 현재 제출된 법안대로 억원 단위로 끊게 되면 올해 종부세 부과 기준은 11억원이어서 203호와 204호 모두 종부세 면제 대상이다.

이런 문제는 같은 동, 같은 층, 같은 면적 아파트는 공시가격 산정 특성상 가격 차이가 통상 수백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공시가 발표 때마다 오류가 잦아서 집주인들 불만이 큰데 수백만 원 차이로 매년 내야 하는 종부세를 내고, 안 내고가 결정되면 불만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반올림 단위를 수정하려고 나선 것은 해당 법안을 발의한 후 논란이 가열됐기 때문이다. 기존 억원 단위 끊기 기준에서도 상위 2% 공시가격이 11억4000만원일 경우 억원 단위 미만에서 반올림하면 과세 기준은 11억원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시가 11억~11억4000만원 구간에 속한 1주택자가 종부세를 내야 한다. 실질적으로 정부가 정한 상위 2% 기준에 속하지 않는데도 억울하게 세금을 내야 하는 등 오차값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오차값을 수정하기 위해 1000만원 단위로 낮추게 되면 소액의 공시가 차이로 세금을 내고, 안 내고가 결정되면서 예측 가능성은 되레 떨어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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