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말벗 글벗] 만듦 힘듦 베풂…명사형 바꿔도 살아있는 'ㄹ'

입력 2021/07/16 08:01
"만듬이야 만듦이야?"

일기를 쓰던 아이가 헷갈리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아이뿐만 아니라 한글을 배우고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떻게 적는 게 맞는지 고민하게 된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ㄹ불규칙 용언'과 '명사형'의 정의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어간의 끝소리인 'ㄹ'이 'ㄴ' 'ㅂ'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어미 '-오' 앞에서 탈락하는 것을 'ㄹ불규칙 용언(동사·형용사)'이라고 한다. '놀다'가 '노니' '놉니다' '노오'로 바뀌는 등이다. '명사형'은 용언의 어간에 '-ㅁ' '-음' '-기' 등이 붙어 용언이 명사와 같은 기능을 하게 하는 활용형을 말한다. '놀람' '먹음' 따위가 있다.


그럼 'ㄹ불규칙 용언의 명사형'은 어떻게 쓸까.

'만들다' '만들고' '만들며' 등으로 활용되는 동사 '만들다'는 '만들' 어간에 '-ㅁ'이 붙어서 '만듦'이 된다. 또 '힘들고' '힘들며' '힘들지' 등으로 활용되는 형용사 '힘들다'는 '힘들' 어간에 '-ㅁ' 어미가 붙어서 명사형은 '힘듦'이 된다.

이처럼 'ㅁ' 앞에서는 'ㄹ'이 그대로 살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베풂을 받아서 이번엔 제가 베풀고 싶다" 같은 예문에서 '베풂' '만듦'처럼 어간 끝소리가 'ㄹ'인 말을 명사형으로 만들 때는 받침이 'ㄹㅁ'이 된다고 생각하면 쉽다.

살다→삶, 알다→앎, 빌다→빎, 어질다→어짊, 멀다→멂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삶' '앎' '만듦' 등은 새로운 의미를 갖는 파생 명사(명사·동사·형용사 등에 파생 접사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명사)로도 쓰인다는 것이다. 이런 파생 명사는 용언의 어간이 갖는 의미가 변화한 것이므로 명사형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만듦새가 곱다"에서 '만듦새'는 '물건이 만들어진 됨됨이나 짜임새'를 뜻하는 새로운 의미의 명사로 바뀐 것이다.

[매일경제 교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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