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음여행] 아이를 사랑한다면…결핍을 가르치세요

입력 2021/07/16 08:01
사계절 모진 비바람 겪어야
꽃 한송이 활짝 피어나듯이

모자란 환경을 이겨낸다면
고난·실패 극복할 힘이 돼
늘 풍족한 환경은 되레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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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봄꽃이 지면 여름꽃이 핀다. 뜨거운 여름 한복판에 꽃 한 송이가 피었다. 꽃 한 송이가 그냥 피어날 리 없다. 꽃은 한 계절에 피지만 꽃 한 송이가 피기 위해서는 사계절이 필요하다. 여름에 피어나는 꽃 한 송이 속에는 여름만으로 충만하지 않다. 겨울도 들어 있고, 봄도 들어 있다. 물론 곱게 단풍이 들어 낙엽으로 떨어져 봄을 향해 달려갔던 가을도 들어 있다. 또한 비와 바람, 뜨거운 햇살과 가뭄과 태풍을 이겨내야 꽃 한 송이가 핀다.

꽃을 사랑한다고 따뜻한 물을 주면 죽는다. 춥다고 매화나무를 따뜻한 실내에 두면 봄에 꽃을 피우지 못한다. 자식을 사랑한다면 결핍을 가르쳐라. 잘 알고 지내던 출판사 사장과 술 한잔할 때 동석했던 여인이 진지하게 질문을 했다. 막내아들이 속을 썩인다는 말이었다. 자신만 알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현저하게 적어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말이었다.


딸이 둘에 아들이 막내인데 늦둥이 아들이라 원하는 것을 거르지 않고 해줬다고 했다. 아들이 누나들과 갈등이 있을 때도 아들 편을 들어줬고, 오히려 누나들에게 동생에게 너그럽게 대하지 않는 것을 나무랐다고 했다. 문제는 경찰서까지 드나드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엄마로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른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다가 출판사 대표와 동시에 같은 말이 나왔다.

"결핍을 가르쳐야 해요."

그리고 마주 보며 웃었다. 두 사람 답이 동시에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결핍. 결핍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귀여운 자식에게 결핍을 가르쳐라. 이는 진정 필요한 말이다. 이유는 넘치는 삶에, 또는 충족된 삶에 익숙한 사람은 결핍을 몰라서다. 결핍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상대의 아픔을,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참지 못한다. 사람은 결핍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아픔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고난을 극복하는 힘을 갖게 된다. 모자란 상태를 경험하면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극복이 쉬워진다. 그리고 나와 다른 입장에 있는 상대에 대해 이해하는 폭이 커진다.


결핍을 배우면 고난을 극복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해진다.

한국 엄마들은 아이에게 충족을 주려 한다. 물론 엄마의 마음을 안다. 하나라도 더 주고 싶고, 보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아이 인생에 모자람이 없이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엄마의 마음이다. 그러나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결핍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또래들과 놀고, 경쟁하며, 험한 세상을 살아갈 때 엄마가 곁에 있어줄 순 없다. 엄마와 아빠가 없는 세상에 아이는 놓여진다. 그리고 아이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예의도 결핍을 가르치는 것이고, 도전도 결핍을 배워야 가능해진다.

결핍이 필요한 것은 모든 성공은 고난 건너편에 있기 때문이다. 고난과 실패를 겪을 때 결핍의 경험은 힘이 된다. 사람은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완성을 위해 변화해야 하고 적응해야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사람은 완성되지 않은 결핍된 존재다. 그래서 싸우고, 질투하며, 경쟁한다. 완성된 모습으로, 충족된 상태로 사는 것이 아니라 결핍된 세상에서 모자라고 어리석은 나를 데리고 살아야 한다. 결국 완성되지 않은 나와 완성되지 않는 타인과의 만남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결핍은 자연스러운 상태인데 결핍의 경험을 차단할 때 아이는 동반 성장을 배우지 못한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결핍을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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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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