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동산 주식 올라 가계 순자산 폭등…가구당 5억 첫 돌파

입력 2021/07/22 17:52
수정 2021/07/22 21:47
한은·통계청 국민대차대조표

가계 순자산 1경423조원
집값·주가상승으로 11% 늘어

가계빚 급속히 늘어 거품 우려
한은 연내 금리인상 명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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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동산 가격 급등과 주식투자 열풍에 가구당 순자산이 10% 넘게 늘어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돌파했다.

가계가 앞다퉈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지만 빚이 불어나는 속도보다 자산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다만 가계부채 절대 규모는 위험 수위에 달하며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기를 서두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은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구당 순자산은 5억1220만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대비 10.6% 늘어난 것으로 금액과 증가율 모두 역대 최고치다.

◆ 땅값이 밀어올린 國富


지난해 가계와 소규모 개인사업자 등 순자산은 1년 새 11.9% 불어난 1경423조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지난해 추계가구(2035만가구)로 나눠 보니 가구당 5억원이 넘는 순자산을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이 42.8%로 전체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고 주택 이외 부동산(19.4%)과 현금·예금(15.8%) 순으로 많았다.

가계·법인·정부 순자산을 합친 국민순자산(국부)은 6.6% 증가한 1경7722조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급등한 땅값이 국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토지자산 규모는 9679조원으로 1년 새 917조원(10.5%) 급증했다. 토지자산은 연간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5배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다. 경제 주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자산 대부분도 부동산이 꿰찼다. 전체 비금융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달했다.

◆ '빚투' 흐름 가속화


하지만 땅값 상승에 따른 국부 확대를 마냥 반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자산가격 상승에 올라타려는 가계 '빚투' 역시 역대급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빚내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며 가계 금융부채는 172조원(9.2%) 늘었다. 2019년 증가율(5.0%)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실물경제에 비해 가계대출 등의 금융 몸집이 비대해지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금융 불균형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금융연관비율(국부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8.2%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치솟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더 강해졌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 빚(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까지 불어난 상태다. 한 경제학자는 "최근 한은이 가계부채 위험성을 잇달아 경고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군불'을 때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 성장의 질도 정체


땅값은 크게 부풀어 올랐는데 성장의 질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하다. 지난해 토지자산이 10.5% 급증하는 동안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평균 4%대가 넘었던 자본서비스물량 증가율 역시 전년과 동일한 3.6%에 그쳤다. 저금리 환경에 대거 풀린 돈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부문으로 흐르지 않고 자산시장으로만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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