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줌 인 해외부동산] 걸음마 뗀 '美 온라인 부동산 거래'…아직 갈길은 멀다

입력 2021/07/23 04:01
스타트업 '프롭테크' 기업
방문 안하고 집계약 가능
시장 점유율 1% 불과하지만
비대면시대 성장가능성은 커

매매 프로세스 혁신 어렵고
리모델링 금액 반영도 못해
직접거래 선호욕구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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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오타니 쇼헤이! 야구 팬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첫해 '이도류(투타 겸업)' 도전만으로도 주목받았고, 현재 투수로서 뛰어난 성적을 내면서 타자로서 홈런 선두에 서며 양쪽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call up)되는 것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수준인데, 이러한 곳에서 투타를 겸업하며 빼어난 성적을 내니 연일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 이도류에 도전했을 땐 기대보다 우려가 나왔다. 그동안 도전도 쉽지 않았고,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택한 그에 대해 우려가 컸다.

미국은 개척정신이 강하면서도 일부에서는 폐쇄적인 부분이 많다.


아직도 새집을 계약할 때 견본주택에 방문해 등록(register)하고 계약을 진행한다. 견본주택을 방문하지 않고 계약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어떻게 부동산을 낱낱이 살펴보지 않고 계약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그 길. 직접 방문하지 않고 주택을 매매할 수 있는 그 새로운 길을 열어준, 미국 부동산 업계의 오타니 쇼헤이 같은 스타트업들이 있다.

공급과 수요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아이바잉(iBuying) 업체들 주도로 인터넷으로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키는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 연간 약 1조6000억~1조7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부동산 스타트업인 프롭테크(Prop-Tech) 점유율은 아직 1% 미만이다. 이제야 시작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 최고 수혜자인 질로(Zillow), 레드핀, 오픈도어 등 미국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은 코로나19 기간에 주가가 2~4배 폭등했다.

미래를 이끌 프롭테크 기업에 대해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보다 왜 아직까지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지, 매도자와 매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국 프롭테크 업체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을 짚어본다.

첫째, 프로세스 혁신이다. 미국 부동산 매매 절차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매매 계약 후 발생하는 서류만 책 한 권 분량이 나온다.


그래서 일부 프롭테크 업체들은 집을 팔 때 매도자가 웹사이트에 주소를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을 통한 감정평가로 매입 가격을 산출하고 매도자에게 수리를 요청하는 검사(Inspection) 프로세스와 대출에 대한 프로세스가 줄어들어 기간이 기존 30~40일에서 10일 이내로 단축되고 이는 프로세스의 혁신적인 변화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이다. 매도자인 A의 주택을 B라는 프롭테크 업체가 인스펙션 없이 현금으로 매입하면 이는 매매 프로세스의 단축이 되겠지만, B라는 업체는 구입한 집을 리모델링한 후 다시 누군가에게 매도해야 하는데 매수자 C가 B 같은 업체가 아니라면 기존 프로세스대로 매도자인 B에게 수리를 요구하고 이에 따라 대출 기간이 소요돼 기존 프로세스대로 매매가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프로세스의 반쪽짜리 혁신이 아니라 완벽한 혁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매도자와 매수자!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인 부동산은 아마존이나 월마트에서 쉽게 구입하고 반품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무엇보다 신중하게 결정하게 되고 혁신보다 안전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동산 플랫폼은 아직도 참고 대상에 그칠 뿐 실질적으로는 에이전트를 고용해 오픈하우스(집 보기)를 진행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의견 차이를 조율하며 거래를 완성한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살펴보고 본인의 에이전트와 함께 직접 해당 주택에 가서 본 뒤 결정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디오 영상과 버추얼 영상을 제작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직접 보고 선택해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또 매매 중간에 어떠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바로 상의하고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에이전트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은 감정이 없지만 부동산을 소유한 매수자와 매도자는 감정의 동물이다. 따라서 AI가 완벽하게 고객 니즈를 찾아 만족시킬 수 없다. 이 점 때문에 고객들은 전통적인 방법의 매매를 원한다.

셋째, 너무 많은 정보. 모든 것을 잘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 것이다. 적은 것보다는 많은 것이 좋다는 생각에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라는 정보를 주고 싶은 프롭테크의 욕심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이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은 너무나 넓고, 매년 500만가구 이상 주택이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제대로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옆집이 100만달러에 팔렸더라도 본인 집은 리모델링을 해 10만달러 더 붙어야 하고, 또 옆집보다 위치가 좋기 때문에 10만달러는 더 비싸야 하니 적어도 120만달러의 감정가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100만달러라는 감정가격을 받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본인 집이 고쳐야 할 것이 많아 5만달러 비용이 들어갈 예정인데, 감정가격은 100만달러로 옆집과 동일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현재 기준 미국 전체 주택은 약 1억4000만가구다. 이들 가구의 내외부 리모델링 금액을 인근의 매매가격에서 보정하고, 또 고쳐야 할 비용을 매매가격에서 보정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현실성이 매우 낮다. 고객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명확하지 않은 가격을 제시해 고객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아직까지는 사람들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막 1%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미국 매수자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 해외에서 미국 부동산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프롭테크 업체의 정보를 받아야만 한다는 점, 비대면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프롭테크 업체에는 너무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과연 프롭테크 업체들이 투수로서 매도자 역할과 타자로서 매수자 역할, 둘 다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이도류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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