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재생 에너지는 비싸다? 2028년 원자력 발전보다 싸진다"

김대영 기자, 오찬종 기자
입력 2021/07/27 17:30
수정 2021/07/27 21:27
[매경이 만난 사람] 문승욱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전단가 역전시기 日보다 빨라
탈원전發 전기료 폭등 없을 것

철강·유화·車 등 탄소배출산업
업종별 전환지원안 연내 마련
산업부가 플랫폼 역할 맡을 것

산업인재·국가핵심기술 지켜야
관련法 다음달 초안 마련할 것
대담 = 김대영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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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따라 올해 탄소중립 원년이라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충우 기자]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문승욱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 통상, 에너지 전 분야에 펼쳐진 '대전환의 시대'에 무거운 역할을 맡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는 올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발표를 통해 탄소중립 원년이라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았다. 전체 탄소 축소 목표량 중 35%를 산업 부문에서 줄여내야만 한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망 개편이라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 20%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통상 분야에서도 급격한 변화의 파고를 겪고 있다.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세와 유럽을 중심으로 도입되는 탄소국경세 등 새로운 초국경적인 과세제도를 두고 글로벌 열강들의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대전환의 시기를 헤쳐나가는 길은 결코 녹록지 않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수백조 원을 투자해야만 하는 기업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잇달아 제기했다. 내연기관 부품사 등 업종 전환을 통해 사라지게 될 일자리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문 장관은 현 정부 들어 세 번째 산업부 장관이자 사실상 마무리 투수로 산업정책 전반을 책임진다. 문 장관은 "정권 내 꼭 성과를 내겠다는 마음보다 10년 뒤 대한민국의 성장을 책임지게 될 산업의 첫 단추를 끼우는 마음으로 정책을 만들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료가 폭등한다는 지적이 많다.

▷재생에너지가 현재와 같은 발전 단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제에 따라서는 그렇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8년부터 재생에너지가 원자력에너지보다 더 싸지는 역전 현상이 생길 전망이다. 일본은 2030년 이후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는 그보다 2년 정도 앞서갈 예정이다. 이 같은 발전 단가 하락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역대급 더위로 전력 블랙아웃 위기라는 우려도 있다.

▷전력 수급 차질이 발생했던 2011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시는 실시간 전력 예비율 파악이 어려워서 예비율이 3%로 떨어질 때까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실시간으로 파악되고 있고 이를 외부에도 공유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수급 위기가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당시에는 추석연휴 직후 발전회사들이 미뤄왔던 정비를 시작한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무더위가 다시 찾아와 공급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9월까지 비상대책 기간을 여유롭게 잡아놓고 있어 늦더위 대비도 잘돼 있다.


―미래 에너지 중 하나인 수소 발전이 결국 화석연료라는 지적도 있는데.

▷지금 수소는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클린 수소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이를 위한 수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클린 수소를 이용해서 발전하는 전기는 별도로 인증해주고 한국전력공사 등 전력 공급사들이 의무적으로 구매해주는 제도다.

―탄소중립이 산업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업계 우려는 어떻게 보나.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으며 우리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간다면 달성 가능한 과제다. 산업계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저탄소 신산업 육성 등을 담은 대책을 준비 중이다. 탄소중립에 대한 구체적인 감축 시나리오는 10월 수립을 목표로 현재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탄소중립 산업 대전환 전략 등 부문별 이행전략도 수립할 계획이다.

―얼마 전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 초안을 발표했는데.

▷당장은 2023년부터 철강 등 대상 업종에서 EU에 수출할 때 제품에 대한 탄소 배출량 정보 등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의 행정 부담이 생긴다. 2026년 이후에는 EU 수준의 높은 배출권 가격을 부담하도록 돼 있어 기업 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무역장벽이 되지 않도록 EU와 지속적으로 대화해나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탄소 다배출 산업에 대한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철강 분야는 수소 환원 제철법을 연구 중이지만 상용화되려면 2040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기술개발은 민관이 합쳐서 준비하고 이와 별개로 업종별 전환 지원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발표된 자동차의 경우 47% 정도가 내연기관 부품사인데 미래차로 전환되면기업이 1000개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부품사들이 연간 100곳씩 미래차 업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올 하반기 이 같은 전환 전략을 철강과 석유화학 등 부문별로 계속 만들어낼 예정이고 연내 이를 종합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판 뉴딜의 또 다른 축인 디지털 전환은 어떻게 추진 중인가.

▷모든 산업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 빅데이터다.


산업데이터에 대한 권리관계가 불명확하고 종합적·체계적인 지원 방안이 부족해 민간 주도로 산업 디지털 전환을 확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기업이 해외 클라우드를 이용할 때 데이터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 현장에서 법안 제정이 절실한 만큼 법안을 조속하게 제정해 민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산업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산업 기술과 인력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가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법안을 만들고 있다. 핵심 기술과 인력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다. 다음달쯤 초안이 나와서 하반기 정기국회 때 입안하는 게 목표다.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미국에 큰 투자를 약속했다. 그 돈을 국내에 투자했다면 더 이득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안 가면 누군가가 간다. 우리가 가서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게 더 큰 이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SK의 배터리가 포드와 파트너십을 이루게 된 점이다. 만약 우리가 선제적으로 투자를 안 했다면 그와 같은 기회를 얻지 못했을 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움직이는 '팀코리아' 전략이 성과를 거둔 것 같다.

▷정치와 경제, 국회, 정부와 기업이 '하나의 팀'으로 뭉쳐 국익과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인식에 동감한다. 최근 세계 주요국의 첨단산업 육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방사청 차장·경남 부지사…다양한 공직통해 넓은 시야·유연한 사고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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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문승욱 장관은 그동안 다양한 정부부처에서 일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방위사업청 차장을 비롯해 경상남도 부지사, 국무조정실 2차장 등을 역임했다. 이처럼 많은 조직을 거치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사고의 유연성과 융통성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공직생활에서 얻은 자산은.

▷다양한 부처를 경험하면서 넓게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처음은 방사청이었다. 우스갯소리로 나는 살면서 (입대하라는) 입영 영장이 세 번 나왔다고 주변에 얘기하곤 한다. 처음에는 헬기사업단 국장 자격으로 방사청에 갔다. 그곳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처음 만든 수리온 헬기를 개발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그 방사청 차장으로 또 발령을 받아 1년8개월간 근무하고 청장 직무대리까지 수행했다. 경상남도에 부지사로 1년10개월을 근무하면서 농업, 어업 등 경제부처 전반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후배 공무원들도 두려워하지 말고 타 부처에서 경험할 기회를 많이 가지면 좋겠다. 넓게 보는 법과 그동안 보지 못했던 걸 배우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경상남도 부지사 때는 지자체 경험도 한 것 같다.

▷지역경제를 이해하고 균형발전에 대한 중요성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장관이 되고 나서도 정책을 볼 때 수도권에 편중된 내용은 아닌지 살피게 된다. 지역 청년들이 자기 고장을 키워 나가면서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까지도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정부부처 개편에 대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개인적 견해는.

▷산업, 통상, 자원 부문 정부 구성을 두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는 것으로 안다. 가장 중요한 건 앞서 말했듯 지금은 대전환의 시대라는 점이다. 산업부 장관이 된 후 기업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5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 디지털 전환이나 기존 탄소경제에서 전환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으려면 산업 현장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그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도와주며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 문승욱 장관은…

△1965년 서울 출생 △1984년 성동고 △1987년 연세대 경제학과 △1989년 제33회 행정고등고시 △1990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1998년 하버드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2016년 방위사업청 차장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2018년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2020년 국무조정실 2차장 △2021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리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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