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금에 세금 매기겠다는 건가"…與 미술품 막더니, 기존 물납도 까다롭게

입력 2021/07/27 17:54
수정 2021/07/27 19:36
양경숙 의원 상속세 개정안

현금납부 어려운 경우에만
부동산 등 물납 허용 추진
물납재산에 양도세도 과세
"세금에 세금 매기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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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막은 여당이 현행 상속세제에서 현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없는 경우에만 물납을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상속세는 '부자 세금'으로 현행 물납 제도 역시 미술품 물납제와 같이 부자에 대한 혜택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최고 60%의 살인적 상속세율에 대해선 전혀 개선 의지가 없는 가운데 그나마 탈출구 역할을 하는 상속세 물납제도마저 활용을 훨씬 어렵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27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납제 개선을 위한 국유재산법, 상속·증여세법,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물납 허용 요건에 '연부연납을 허가받아 분할납부해도 상속세 납부세액을 현금으로 납부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해 상속세 납세 의무자가 현금으로 세금을 납부하기 어려울 때만 물납을 허용하도록 했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은 현금 납부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관할 세무서장의 허가만 있으면 물납이 허용된다.

또 개정안은 물납을 양도로 간주하고, 납세자가 부동산을 물납하면 양도소득세를, 유가증권 물납 시에는 금융투자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하도록 했다. 현행법에서는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대해서만 상속세 물납을 허용하고 있는데, 현금 대신 납부한 물납 세금에 대해 또다시 세금을 과세한다는 측면에서 다소 논란이 예상된다.

양 의원 측은 부자 세금인 상속세를 물납할 경우 해당 자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처분할 때 내는 양도세를 내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이 상속세를 물납할 때 양도세가 면제되는 것은 이중 특혜라는 것이다.

그러나 물납을 양도로 본다면 이는 세금을 낼 능력이 없는 사람이 납세를 위해 원하지 않는 양도를 한 것이므로 양도세를 물게 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통상 물납은 담세 능력이 없는 납세자가 선택하는 방식"이라며 "납세자의 세부담 능력을 크게 벗어나는 세금이 부과되는 상속세의 근본적 문제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정부가 물납 부동산을 임대해 수익을 내기보다 우선적으로 매각해 금전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관할 세무서장이 물납 허가를 결정하기 전에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재산의 가치 등을 우선 평가받고, 그 결과 물납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관할 세무서장이 허가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앞서 정부는 2021년 세법개정안 초안에 미술품 상속 시 상속세를 현금이 아닌 미술품이나 문화재로 대신 납부할 수 있는 미술품 물납제를 담았지만 비공개 당정 협의 후 입장을 바꿔 이 내용을 제외하고 최종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여당이 당정협의에서 "정부가 부유층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정부도 이를 수용한 것이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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