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외국인 주식 '팔자'…유가증권시장 시총 비중 5년만에 최저

입력 2021/08/01 06:35
수정 2021/08/01 08:10
유안타증권 "수요 둔화 등으로 신흥국 자산 매력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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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자료사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약 5년만에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체 시총 대비 외국인 보유 주식의 비중은 34.12%였다. 이는 2016년 8월 17일 34.03%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30일에도 외국인은 7천184억원(1천253만주)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코스피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34.13%로 소폭 늘었다.

전체 상장 주식 수 대비 보유 주식 수의 비중인 지분율로 보면 지난달 30일 현재 18.60%로 2018년 5월 3일(17.31%)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2018년 5월 4일 삼성전자의 액면분할(1주→50주)로 외국인의 보유 주식 수가 껑충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반영했을 때 외국인의 지분율은 201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계속해서 주식 '팔자'를 보이는 양상이다. 2010년대 들어 외국인의 보유 시총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20년 2월 24일(39.30%) 이후 외국인은 무려 46조8천억원을 순매도했다.

작년 이후 월간으로 보면 2020년 1월·7월·11월, 올해 4월을 제외하고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3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로 인한 원화 약세 등이 꼽힌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2010년대 들어 전 세계 경제 환경이 변화한 추세적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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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시장 순유출 (PG)

글로벌 수요의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 역할을 하던 신흥국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경제 구성에 있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높아진 점도 제조업 중심의 신흥국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증시에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면서 (미국 중소형주·신흥국으로의) 확장적인 성장보다는 특정 성장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과거보다 경제 온기의 확산이나 신흥국 자산에 대한 관심도, 한국 증시에서의 추세적이고 강한 순매수 기조 등의 흐름이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외국인의 추세적 자금 유입보다는 경기 순환(사이클), 환율, 패시브 자금 등 이벤트에 따른 단기·중기적인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와 같은 경기 선행 지표가 고점을 통과하는 '피크 아웃(peak out)' 논란 등으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조 연구원은 짚었다.

따라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적은 중소형주,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성장주 등이 유리한 환경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LG화학[05191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삼성SDI[006400] 등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올랐다.

조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 지표의 정점 통과 가능성에 더해 수급상 외국인의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대형주에 대한 관심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한 국면이라 판단한다"며 "종목별로 빠른 템포의 접근이 바람직한 시장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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