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예정처의 고백…지출 낮춰잡아 장밋빛 재정 전망

입력 2021/08/01 17:57
수정 2021/08/01 23:30
재정학회 세미나서 공개

작년 예정처가 발표한 재정전망
지출비중 평균치 보수적 산정해
2060년 국가채무 158%로 제시
그럼에도 정부안 2배로 큰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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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장기 재정전망을 발표하면서 정부 장기 재정전망과 차이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총지출 전망을 보수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전망한 2060년 국가채무비율보다 예정처의 국가채무비율 전망이 두 배 가까이 높아 역설적으로 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보여주는 꼴이 됐다.

지난달 29일 한국재정학회 월례세미나에서 박명호 예정처 추계세제분석실장은 '장기 재정전망을 통한 우리나라 재정의 지속가능성 평가'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를 공개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5년마다 하는 장기 재정전망을 통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81.1%로 제시했다.


반면 지난해 예정처가 발표한 장기 재정전망은 2060년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을 158.7%로 전망했다. 예정처는 GDP 대비 재량지출 비율이 2024년 이후 12.4%를 유지한다는 가정을 적용했다. 2060년까지 GDP 대비 재량지출 비율이 두 배로 벌어지다 보니 전망이 장기로 가면서 채무비율에서도 극단적인 차이가 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예정처의 이런 전망마저도 재량지출 전망을 보수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박 실장은 "통상 재정전망에 활용하는 변수는 3~5년의 평균치를 사용하는데 이 장기 재정전망에는 재량지출을 구분하기 시작한 9년간의 평균치를 사용했다"며 "재량지출을 더 높게 잡는다면 정부 전망과 벌어지는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을 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전망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국재정학회장인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에서 재정준칙을 한다고 하지만 지킬 수 없는 준칙"이라며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조차 다 은퇴한 다음의 일로 본인과 상관없다는 생각에 너무 무책임하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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