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말랑말랑 경제학] 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소비자 과시욕구 자극

최병일 기자
입력 2021/09/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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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은 어떤 사람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경제학에서 인간의 만족을 증가시켜주는, 즉 넓은 의미에서 행복을 주는 행동은 서비스나 재화를 소비하는 활동이다. 경제학에서 인간은 소비를 많이 할수록 행복해진다. 그래서 인간은 무한정 소비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가 무수히 많은 소비를 할 수 없는 이유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려면 생산자에게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상품을 무한정 소비할 수 있는 예산, 즉 소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다수 사람들은 주어진 소득으로 자신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상품의 가격과 특성을 꼼꼼히 따져 보고 고른다.


Q. 가격이 상승하면 물건을 적게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소비할 때 각 사람의 주어진 소득에서 상품들을 구매할 때 얻는 가격 대비 효용을 재빠르게 계산해보고 최적 소비량을 결정한다.

결과적으로 이런 형태의 소비 결정 과정에서 사람들은 주어진 소득으로 자신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품 가격이 변동하는 반대 방향으로 소비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수요의 법칙'이라고 한다.

물건 값이 상승하면 전보다 적게 구입하고, 물건 값이 하락하면 더 많이 구매하는 선택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경제학자들은 이를 두고 거창하게 '법칙'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물건 가격과 수요량이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원인은 크게 '소득 효과'와 '가격 효과'로 분석할 수 있다. 소득 효과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람들이 소비할 때 소득의 제약을 받는데 물건 가격이 상승한다면 소비자들은 물건 값이 오른 만큼 구매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반면 대체 효과는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 해당 상품을 구입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재화를 구입하게 돼 가격이 상승한 재화의 수요량은 감소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사과 가격이 1000원일 때 사과 10개를 구입하던 사람이 만일 사과 가격이 2000원으로 상승하면 전보다는 사과 소비량을 줄인다. 사과 값이 오른 만큼 소비를 5개만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과일을 대체해 실제 소비량은 3~4개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사과 가격이 상승해 소득 효과로 수요량이 5개 감소하고, 대체 효과로 수요량이 1~2개 더 추가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수요의 법칙'은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고, '주어진 예산 제약하에서는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 변화와 반대되는 수요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탄탄한 수리적인 논거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법칙에는 예외라는 말이 있듯이 미시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인 수요의 법칙에도 예외적인 현상이 존재한다.

Q. 어떤 상품이 수요 법칙의 예외인가요?

A. 바로 기펜재(Giffen goods)와 베블런 효과가 수요의 법칙에 예외가 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앞서 수요의 법칙을 설명할 때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소비자들은 물건을 고를 때 다른 사람의 의견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런데 베블런 효과는 소비자를 사회적인 존재로 가정해 특정 상품을 소비할 때 그것이 주는 본질적인 효용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목을 통해 얻는 만족들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한다.


즉 상품 자체의 실제적인 쓰임새뿐만 아니라 해당 상품을 소비할 때 다른 사람에게 비칠 자신의 이미지와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소비가 주는 효용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많은 상품 시장에서는 상품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수요량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량이 증가하거나 이전 소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베블런 효과가 나타난다.

Q. 베블런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베블런 효과를 처음 주창했던 학자는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이다. 그는 산업화로 생산의 효율성이 증대됨에 따라 높은 소득을 누리는 사람들 가운데 유한(有閑·leisure class) 계급이 등장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소비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소비하던 품목들은 부와 성공의 대명사가 되면서 중산층 계급까지 선호하는 재화가 돼 가격과 소비량의 비정상적인 관계는 더 강화된다는 것이다. 가격과 해당 상품이 주는 실제 효용만을 고려하던 전통 경제학과 달리 베블린 효과는 비싼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과 주변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즐기는 사회적 자의식이 소비의 큰 동기가 되는 현상이다.

베블런 효과는 명품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에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특히 이와 같은 산업에서 판매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원가나 비슷한 상품보다 고가의 가격을 책정하는 마케팅 전략을 프레스티지(Prestige)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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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OX 퀴즈

1. 수요의 법칙은 가격 효과와 소득 효과가 결합해 나타나는 경제 현상이다. ( )

2. 기펜재와 베블런재는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이 증가하는 재화이다. ( )

3. 프레스티지(Prestige) 마케팅은 판매량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경쟁 상품에 비해 상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 )

▶정답 1.O, 2. X, 3.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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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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